유럽의 다국적 중형기업체인 에어사가 포커사 인수무산 이후 국내 항공기
업계의 새로운 합작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기4사 관계자들은 에어사로부터 중형항공기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난 22~24일 프랑스 소재 이 회사의 본사를 방문한
결과 사업타당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젠테이션에 참가했던 업계 관계자는 "에어사가 10억달러를 들여
58인승급 70인승급 84인승급 등 3개 터보제트기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며
개발비용중 상당량을 한국이 부담해 줄것을 요청해 왔다"며 "시장성 기술력
개발비용 등의 측면에서 포커사 이후의 가장 타당성 높은 국제공동개발
사업이 될 것이라는데 4사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보잉 에어버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1백인승급
중형기시장과는 달리 70인승급은 경쟁이 작고 향후 20년간 1천여대의 신규
수요가 예상돼 전망이 밝다"면서도 "그러나 최종조립장의 위치는 유럽이
양보하지 않는 만큼 개발에서 인증까지 국내업체들이 최대한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4사는 다음주중 삼성항공 변동선상무 등 실무팀을 현지에
다시 보내 에어사측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에어사는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 영국의 브리티쉬 에어로스페이스,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등 유럽3개사가 합작설립한 회사로 지역의 소규모
항공운송을 위한 70인승급 중형기를 특화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국내 항공기업계는 지난해 한중합작과 네덜란드의 중형기업체인
포커사 인수가 무산된 이후 에어사 몸바르디에 등 새로운 합작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