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93년이후 금융기관별 차입금내용변화를 보면 금융기관들이
주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물려들어간 것을 알수 있다.

규모도 이때부터 대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은행은 이기간동안 2조원을 집중적으로 대주었다.

별로 거래가 없던 종합금융(옛 투금사포함)이나 보험 증권 보증보험도
이때부터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신용금고는 한보가 자금난을 겪기 시작한 지난 96년부터 뒤늦게 자금을
대주기 시작했다.

한보가 은행->종금사->금고->팩토링사 순으로 자금줄을 넓혀 갔다는 얘기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경우 95년까지는 2백80억원정도의 미미한 대출을
해주다가 96년상반기에는 2천3백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신광식행장이 취임한 이후 96년말 현재 대출금규모가 1조원이상
으로 폭증했다.

두번째로 대출금이 많은 산업은행의 경우 93년부터 2백40억원의 외화자금
을 대주기 시작하다 <>94년에 2천1백억원 <>95년에 2천8백억원대로 늘렸으며
<>96년 상반기에는 5천2백억원으로 확대됐고 <>96년말에는 8천6백억원까지
증가했다.

외환은행은 95년말에 겨우 1백50억원밖에 없었으나 대출금이 96년 상반기말
에는 1천9백억원으로 늘어난 다음 96년말에는 4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조흥은행도 95년말에 고작 3백억원 수준이던 대출금이 1년 사이에
4천9백억원대로 급증했다.

종금사중에는 당초 93년에는 8개사만 한보철강과 거래를 했으나 한보철강의
자금소요가 많아지면서 17개로 늘어났다.

30개 종금사중 주로 지방종금사가 많이 연루됐고 특히 경남 고려 항도
LG종금등 부산 경남지역의 종금사들이 예외없이 걸려든 것도 특이하다.

리스사중에는 개발리스가 96년상반기말 현재 1천3백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 국민 기업리스등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는 국책은행 자회사만 걸려든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회사채지급보증을 선 3개증권사중 대우증권사만 빼고 산업증권 장은증권등이
모두 특수은행 자회사라 의문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한보철강 부채내역을 보면 단기차입금비중이 지나치게 큰 대목이
두드러진다.

과도한 시설투자금액 때문에 한보철강이 무너진게 아니라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악순환이 계속된데다 로비자금등 갑자기 쓸돈이 많았졌다는
속사정을 읽을수 있다는 것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