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벌어졌던 정유사간 중유논쟁이 마침내 종결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 7월부터 서울 인천 대구등 지역에
공급되는 산업은 연료유인 중유의 황함량을 0.5%이하로 제한하고 유종을
"벙커 A"로 명시했던 당초 방침에서 한발 후퇴, "벙커C유"도 함께 사용토록
허용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같은 환경부의 방침은 황함량만 맞추면 되지 유종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반발해온 유공 LG칼텍스정유 쌍용정유 등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정유5사는 환경부 지침대로 벙커A를 사용하자는 한화에너지와
현대정유등 2개사와 벙커C유를 고집하는 나머지 3개사가 환경부와 통산
부를 상대로 로비전에 나서는 등 유종 선택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었다.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에너지비용절감과 이를 통한 경쟁력 10% 이상
높이기 논리를 앞세운 통산부의 설득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산부는 벙커A가 벙커C에 비해 60% 정도 비싸기 때문에 벙커A로 못박을
경우 기업에 원가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해왔었다.

또 각 업체에서 벙커A용 보일러등 설비를 또 다시 설치해야 하는등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는게 통산부의 논리였다.

벙커C유는 보일러 히터 등 산업체연료와 발전용으로 사용되며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1억8천8백만배럴을 생산돼 그 가운데 1억4천6백만배럴이
내수용으로 사용됐다.

벙커A유는 벙커C에 경유을 혼합해 만드는 유종으로 이제까지는 선박용
소형내연기관에 주로 사용돼 왔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연료사용규제 고시 당시 벙커C유가 올해의 경우
하루 2만배럴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며 벙커A만 사용하도록 지정했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