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20일 취임연설에서 21세기를 이끌 강한 미국을 천명
했다.

이에 맞춰 미 재계는 비용삭감및 효율성 향상보다는 ''성장''을 다시 경영의
최고관심사로 꼽기 시작했다.

"원가를 삭감하고 직원을 줄이고... 뭐든지 자르는데만 치중하다 보니 성장
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에머슨일렉트릭의 찰스 나이트 회장)이다.

미국의 유력 경제격주간지 포천은 <>혁신(이노베이션) <>시장점유율 향상
<>해외시장개척 <>인수.합병(M&A) <>유통망 관리등 기업성장의 5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전기업체 에머슨일렉트릭, 커피제조및 유통업체 스타벅스, 보험업체
USAA, 컴퓨터업체 시스코시스템등 4개 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해 5대공식의
활용법도 실었다.

내용을 요약한다.

첫째, 사업혁신은 반드시 치밀한 리스크 산출에 근거하라 :

에머슨의 기업혁신비결은 "연례 성장회의"다.

이 회의때는 "피라미드"가 등장한다.

신제품 투자, 새시장진입, 기업인수등 매출신장 사업 계획을 피라미드
형태로 그린 것이다.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을 피라미드 맨 아래에 둔다.

이 사업은 투자 0순위다.

꼭대기로 올라갈수록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리스크는 시장상황, 생산능력, 투자비회수기간등을 고려해 치밀하게
산출된다.

주먹구구식의 사업혁신을 피하자는 의도에서다.

에머슨의 코프랜드 자회사는 이 회의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성장회의에 따라 피라미드 맨 아래 놓인 신기술 개발사업에
3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소음없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소형화된 첨단기계를
개발했다.

덕분에 매출이 연간 40%나 성장하고 있다.

둘째, 가격인하와 광고공세를 통한 시장점유율 향상은 금물이다 :

광고 공세를 벌이면서 가격을 깍아주는 전략은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이렇게 얻은 고객은 언제라도 경쟁업체로 돌아설 수 있는 변덕쟁이다.

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업체 USAA는 절대 이런 약발림 전략은 쓰지
않는다.

USAA는 독특한 "3단논법"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

"첫째 어떤 고객을 타깃으로 할지 결정하라. 둘째 그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라. 셋째 고객의 필요중 당신회사가 충족시킬 수 있는게 뭔지분석한뒤
그 제품및 서비스에 매진하라".

지난해 USAA의 순매출은 29% 증가했다.

셋째, 해외진출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

적합한 현지 파트너를 찾고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때까지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서구기업중 실제 돈을 벌고 있는 업체는 44%에 불과하다
(엔더슨컨설팅 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도 서두른데 있다.

GM은 3명이 앉는 문2개짜리 미국식 모델의트럭을 그대로 중국에 팔았다.

중국인들은 6명이 앉는 문 4개짜리 트럭을 선호한다.

그러니 장사가 잘될리 없었다.

GM은 3년간 헛고생 한 뒤에야 중국인들의 취향을 파악했다.

넷째, 부가가치가 있는 기업만 인수하라 :

기업인수를 할 때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시스코 시스템의 기업인수 원칙은 이런 점에서 배울만 하다.

이 회사는 "기술"과 "경쟁력 있는 기업문화"둘중 하나이상 가진 기업만
사들인다.

시스코는 연간 1백%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25%는 기업인수로 얻은 것이다.

지난 93년 시스코는 연간매출 1천억달러에 불과한 크레센도커뮤니케이션
이라는 신참기업을 무려 9천만달러에 샀다.

모두가 "미친짓"이라고 손가락질해 댔다.

그러나 현재 크레센도는 시스코의 한 사업부문으로 들어가 연간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크레센도 자체가 아니라 이 회사의 첨단 기술과 최고급 경영팀을 보고
돈을 지불"(찰스 지안카를로 시스코 부사장)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유통망을 철저히 관리하라 :

스타벅스는 유통망의 효율적 관리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그 비결은 "직영"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커피점 운영을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가맹점을 두지 않고 직영만 고집한다는 얘기다.

호워드슐츠 회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가맹점을 마구 늘리면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급증할수 있다. 그러나 품질
관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쉽다.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망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유통망을 "제한"하는 전략으로 스타벅스는 매년 50%이상의 꾸준한
매출증가를 누리고 있다.

<노혜령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