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피부과 교수>

피부질환은 계절에 따라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 강한 햇볕으로 악화되거나 발생된 질환들은 겨울이 되면서
호전된다.

반대로 겨울이 되면서 악화되는 피부질환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건선이다.

건선은 발병부위가 은백색의 비늘로 덮이고 불그스름한 염증성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다.

피부는 하루에 수백만개의 표피세포가 분열하면서 생성과 탈락을 반복
한다.

그런데 건선환자는 세포가 생성해 탈락하는 기간이 짧아져 세포가
축적되고 그결과 비늘이 병변을 덮게 된다.

건선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환자가 우연히 상처가 나면 그자리에
건선이 나타날수 있다.

주로 무릎 팔꿈치 두피와 같은 쉽게 손상당하기 쉬운 부분에 건선이
잘생긴다.

병변은 경계가 분명하며 비늘을 힘줘 벗기면 약한 출혈성반점이 생긴다.

가려움증은 드물다.

건선이 머리에 발생하면 비듬이 많아져 지루성피부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손발톱에 침범하면 깨알보다 작은 함몰이 여러개 나타날수 있고
무좀처럼 회백색으로 변하면서 두꺼워지거나 끝이 부스러질수 있다.

건선은 만성 재발성 질환이므로 악화를 방지하고 나았다가 재발하기까지의
시간을 연장하거나 재발하더라도 증상이 심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외상등에 의한 피부손상을 예방한다.

때를 밀거나 심하게 긁지말고 비늘을 억지로 떼내지 않도록 한다.

둘째 연쇄상구균에 감염되면 건선이 발병하거나 악화될수 있으므로
상처부위를 청결히 한다.

셋째 리튬이나 프로프라놀롤(고혈압치료제) 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이
건선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를 전신투여하다 갑자기 중단하면 반동현상으로 건선이
악화되므로 다른병의 치료시 이런 약물을 사용할때는 주의해야 한다.

넷째 정신적 갈등 불안 긴장은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건전한 취미생활과
긍정적인 생활자세로 정신적 안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여름에는 적당한 햇볕을 받고 겨울에는 올바른 방법으로 목욕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가벼운 건선의 경우 스테로이드연고를 바른후 이를 밀폐시키거나
스테로이드주사를 맞는다.

장기간 주사치료하면 피부위축등 부작용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타민D유도체인 칼시포르티올 국소도포제가 개발돼
스테로이드연고보다 부작용이 줄고 치료효과가 높아졌다.

중증의 경우 광과민제를 복용한뒤 자외선A를 쬐거나 피부연화제를 바른후
자외선B를 조사하는 방법이 있다.

그밖에 비타민A유도체나 면역억제제등을 투여하는 전신치료법이 있다.

건선은 지금까지도 완치법이 확립되지 않은 끈질긴 질환이다.

감언이설에 현혹돼 비과학적인 치료를 받지 않도록 해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