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업계의 "앙팡 테리블".

해운선진국 주요 선사들이 우리나라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일컫는
말이다.

불황의 끝이 어딘지 가늠할수조차 없을 정도로 해운업계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데도 유독 두 회사만이 선복량 외형면등에서 초고속 항진을
계속하고 있어 "무서운 아이"로 불리는 것.

지난해 나란히 매출 2조원 고지에 오른 두 회사의 약진은 우리나라가
선복량 기준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8위로 뛰어오르는데 큰 몫을 했다.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두 회사의 공통된 강점은 "불황때 투자하라"는
경영전략.

보유선박 확충의 최적점이 어디인가의 문제는 세계해운업계 경영자들이
항상 고민하는 최대 명제중 하나다.

이에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두 회사는 어려울 때일수록 더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그 시점은 시황이 최저점을 지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는 때로
잡았다.

두 회사의 이같은 선택은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완만하나마 해운경기가
상승세를 탈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한햇동안 세계최대규모인 5천5백51TEU급 컨테이너선
7척과 자동차 6천대를 동시 선적할수 있는 자동차전용선 3척등 모두 16척의
새 배를 투입하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기록을 세웠다.

현대는 올해도 10척을 새로 들여올 방침이어서 많아야 한해에 5척정도 새
배를 지어온 외국 경쟁선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척의 새 배를 도입하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으나
올해엔 5천5백TEU급 3척등 총 10척의 새 선박을 건조하는등 공세로 전환할
태세다.

이렇듯 경영전략의 큰 줄기로 보면 두 회사간 차이는 거의 없지만 세부
전술면에선 사뭇 다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운용을 특화하려는 감이 짙다.

전체 보유선박중 75%정도가 컨테이너선인 점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준다.

그룹특유의 "외곬 뚝심"이 해운쪽에서도 십분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한진이 지난해말 독일의 세계적 컨테이너선사 DSR세나토를 전격 인수한
것도 컨테이너선 영업부문을 강화하면서 기업의 세계화에 나서겠다는
양수겸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특유의 돌파력과 공격적 경영에 면밀함까지 돋보인다.

일찌감치 사업다각화에 눈을 떠 현재 컨테이너선부문과 비컨테이너선부문
매출비중이 절반씩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정분야의 시황이 악화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경영상 타격을 입지
않아 해마다 20%이상의 매출신장세에 87년이후 10년연속 흑자경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는 올하반기부터는 카리브해나 지중해에서 볼수 있는 초호화유람선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 김삼규기자 >

[[[ 내가 본 ''현대상선'' ]]]

김영환 < 한진해운 이사 >

그동안 우리회사가 컨테이너부문과 물류부문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면 현대의 경우 자동차선 유조선등 일반선 부문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어려운 시황에도 불구하고 반년만에 5천TEU급 신조선 7척을
취항시켰던 것은 대단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이미 양사는 세계를 무대로 외국의 대형선사와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까지
와 있지만 앞으로도 양사간 선의의 경쟁이 한국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 내가 본 ''한진해운'' ]]]

고영석 < 현대상선 이사 >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부문에 관한 한 전세계를 커버하는 항로망과
국내외항만 물류시설등을 갖추고 체계적인 수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해외 컨테이너선사 인수등과 같은 과감한 투자는
컨테이너선 부문의 확장에 대한 한진해운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화주의 다양한 수송요구에 대응할수 있도록 벌크선 전용선 특수선등으로
사업분야가 다각화된다면 세계적인 종합해운기업으로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