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 "아이 러브 코미디" 녹화장.

김정택(46) SBS 예술단장이 무대에 나타나자 10대 소녀팬들은 "꺅-"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오빠"를 외친다.

요즘 "아이 러브 코미디"나 "이주일의 투나잇쇼"에서 이영자 이주일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50인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등장하는 김단장이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야, 저기 김정택이다"라고 손짓하고, 운전할 때
옆차에서 힐끔힐끔 보기도 해서 항상 조심하게 돼요.

제 나이에 오빠소리 듣는 것도 쑥스럽구요"

이제 안방스타가 된 김단장의 싫지 않은 불평이다.

친근감 넘치는 미소, 선율을 이끌어가며 덩실덩실 춤추는 듯한 지휘동작,
무엇보다 이영자나 이주일의 짖궂고 장난스런 요구나 질문에 눈살 찌푸리지
않고 척척 대처하는 프로정신이 김단장의 매력이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나온 그는 MBC관 현악단 수석연주자를 거쳐
SBS 예술단장으로 활동중이다.

"불티" "저녁놀" "미워요" 등 대중가요와 "미녀와 야수" "피터팬"
"한강은 흐른다" "보물섬" 등 뮤지컬을 작.편곡했다.

"음악인이 희극인들과 코미디나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충고를 많이들
해요.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음악적인 지식과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미디란 두가지 요소를 조화시켜 새로운 대중예술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