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하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먼저 세계경제여건을 보기로 하자.

IM F(국제통화기금)의 예측에 의하면 세계경제는 작년의 3.8%성장에서
올해는 4.1%로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WEFA (와튼계량경제연구소)의 전망도 수치는 이보다 다소 낮지만 97년이
96년보다 더 나은 한해가 되리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미국경제는 전후 이렇게 좋아본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할 정도로 성장.물가.
국제수지 등이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본과 독일경제의 회복도
본격화 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이번의 세계경기확대세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향후 3~4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고 보면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외의 성장여건은 매우 양호한 셈이다.

95년 하반기 이래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수출에 적잖은 타격을
주었던 국제환율 동향도 연말까지는 현재의 달러당 1백10엔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지속되어온 엔고의 덤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지난해와 같이 빠른 엔고진행도 당분간은 없으리라는 것이다.

국제원유가격은 상반기중 공급과잉으로 다소 하락했다가 회복될 전망이고
기타 국제원자재 가격은 세계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재고누적으로
보합세내지 약간의 하락세까지도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적으로는 상반기중의 약세가 하반기에 회복세로 반전되면서 연간
전체로는 6.5%내외의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는 그동안의 교역조건 악화로인한 실질구매력의 감소 및
경기부진에 따른 임금상승률의 둔화등으로 큰 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대체로 전체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재고누적에 따른 기업의 투자조정및 대선등 정치 사회적인
불확실성의 증대로 연간1%미만의 미미한 증가에 머물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설과 기타건설이 수년째 서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여오고 있다.

아파트나 개인주택등 주거용 건물건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미분양 아파트가 상당량 존재하고 있어서
금년에도 내내 부진할 전망이다.

대신 사회간접자본투자는 경부고속철도,영종도 국제공항등 그동안 벌여
놓은 여러 가지 국책사업이 본격화되는데다 2000년대초의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 등 여러 가지 국제행사를 위한 건설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어서 활황을 보일 것 같다.

그동안 크게 둔화되었던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원화가 꾸준히
절하되어 온데 힘입어 97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전망이다.

지난해 크게 떨어졌던 수출단가가 다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나
더 이상 하락하지도 않을 것 같다.

수입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본재수입이 둔화되고 일반적인 경기하강에
따라 원자재수입이 안정되면서 전체적으로는 크게 둔화될 것 같다.

수출회복과 수입안정으로 무역수지가 꽤 호전되고 무역외수지도
경기둔화 및 원화절하효과를 반영하여 적자폭이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경상수지 적자는 연간 1백50억달러 내외수준에서 수습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여행수지나 운임수지등은 환율변동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환율이 절하될 때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가는 여러 가지 불안요인이 많다.

성장둔화로 총수요 압력은 다소 축소되겠지만 96년 하반기 이후의
통화공급증대가 향후의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원화절하로 수입가격이 높아지면서 비용측면의 물가압력도 더
커지고 있다.

작년에 작황호조로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했던 농산물가격이 올해에도
안정될지는 미지수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