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브랜드 위주로 클럽을 고릅니다.

클럽의 성능이나 골퍼의 체형은 그 다음이지요.

수입클럽과 국산클럽이 비슷한 가격이면 소비자들은 "국산이 비싸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국내 클럽시장의 90%를 외국제품에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국산클럽 생산을 고집하고 있는 반도골프(주) 강성창사장(42)과
(주)나이센 김완기 사장(39)은 "이제 국산클럽도 외제 못지않은 품질과
성능을 자랑한다"고 한입처럼 말한다.

두 사람은 한편으로 "국산이 외면 당하는 것은 골퍼들의 외제 선호
성향도 있지만 메이커들이 그들을 끌어 들일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한 점도 있다"며 자성하는데도 한목소리다.

강사장과 김사장은 첫 직장이 반도스포츠로 같았다.

그러다가 91년 반도스포츠가 럭키금성상사로 합병되면서 독립, 대표적인
국산클럽메이커로 자리잡았다.

특히 반도의 "Ti-240베타"드라이버는 96 전국 장타대회를 휩쓸었고,
나이센클럽은 국내 프로골퍼 5명중 1명이 사용중이어서 선의의 경쟁자가
되고 있다.

<>제품 특징

93년 반도골프를 차린 강사장은 첫 국산모델 지금까지 5가지 모델을
생산했다.

강사장은 반도제품의 특징을 샤프트에서 찾는다.

"골프클럽은 샤프트가 좌우한다"는 신념에 따라 킥포인트 휨새 등
다른 클럽과는 다르게 샤프트를 설계한다.

엘로드브랜드 개발의 주역이었다가 95년 나이센을 설립한 김사장은
골퍼들에게 "안정감"과 "좋은 필링"을 심어주는 클럽을 만드는데 주력한다.

그러러면 재질과 공법이 달라야 하고, 독특한 설계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한번 고객이 되면 영원히 나이센을 찾을수 밖에 없도록 한다는 것.

<>티타늄 이후의 소개

다음은 티타늄 후속 소재에 대해서 두 사람은 색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강사장은 "아몰포스"를 들었다.

니켈이 주성분인 아몰포스는 티타늄보다 무겁고 스틸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

그러나 비강도면에서 티타늄보다 30~40% 강해 페이스를 얇게 할수 있고,
헤드의 중심심도를 뒤쪽에 두어 방향성.과도면에서 탁월하는 것.

김사장은 당분간 티타늄 대체 소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굳이 찾는다면 빅헤드에 저가인 두랄루민 등의 경합금을 꼽았다.

<>정부에 대한 바람

김사장은 국산클럽에 불리하게 돼있는 특소세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클럽은 통관가격기준이지만 국산은 제경비가 포함된 가격에
특소세가 부과되므로 50%정도의 세금을 더 낸다는 것이다.

강사장의 바람은 다소 의외.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도와주는 길"이란다.

스포츠인 골프에 대해 세금.기술개발등 면에서 정책적 지원은 해주지
못할 망정 "동네북"처럼 두드리지 말라는 것.

<>유통시장에 대한 견해

강사장은 일본처럼 대형 유통회사가 클럽메이커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전망한다.

대형사간 경쟁으로 파생되는 가격파괴는 바람직한 현상이며 계속될수
밖에 없다고.

반면 소규모의 숍들은 조립.부분품교환 등 "공방"으로 변모해야 살아
남을수 있다고 말한다.

김사장은 요즘 대형 유통매장들끼리 경쟁이 붙어 가격이 내리고 있다고
진단한뒤 품질은 뒷전이고 가격만이 구매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클럽가격은 더 내려가겠지만 그에 비례해 품질도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