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주문전표...체념의 한숨..96증시 폐장/증권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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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주식시장 폐장일에는 희망의 새해를 기약하는 주문전표가 증권거래소
플로어의 빈 공간을 가득 채웠으나 96년을 마감하는 주식시장에는 체념으로
흠뻑 젖은 한숨만이 넘쳐 흘렀다.
공중에 흩뿌려지는 주문전표의 날개짓에선 어느 구석에서도 희망의 싹을
찾을수 없었다.
그래도 회한의 눈물을 정리하고 새로운 설계를 찾아낸 곳이 시장이었다.
당장은 희망의 새싹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장은 결코 좌절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시장의 생명력은 노병과 달라 사라지지도 죽지도 않는다.
<>.증권관계 기관장과 증권사 사장단 시장대리인및 거래소 시장부 직원들은
27일 오후 3시40분 시간외매매가 끝난뒤 증권거래소 2층 시장에서 폐장식을
갖고 한해를 마무리.
지난해에 비자금 파문속에 장을 마감한데 이어 올해도 폭락장세를 지켜보게
돼 폐장식장은 초상집 분위기.
이날 폐장식은 장마감과 동시에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부저를 누르고
시장대리인들이 호가주문표를 뿌렸으나 모두가 비통한 표정.
이날 폐장식에는 연영규 증권업협회장 정중기 증권예탁원사장 김경중
증권전산사장 등이 참여.
박청부 증권감독원장은 연중최저치를 의식해서인지 불참.
기관장들은 호가표가 뿌려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다과장소로 발걸음.
<>.증권사 객장은 한마디로 침통한 분위기.
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주가 받치기에 반신반의하며 연말장세를 기대했지만
전날의 폭락에 이어 폐장일 주가도 힘없이 미끄러지자 넋을 놓은 표정.
거기에 모증권사 직원의 횡령과 자살소문 등이 돌자 객장 민심은 말그대로
흉흉한 분위기.
전장이 폭락세를 보이자 서울 여의도와 강남 등지의 영업직원중 절반정도가
투자자의 항의를 의식해서인지 자리를 비우기도.
D증권 올림픽지점 모차장은 "올해 증시가 빨리 마감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정부에 대한 원망과 불신감만이 증시에 가득할 뿐"이라고 낙담.
동원증권 투자분석부 이계원 과장은 "내년이 소의 해"라며 "한발한발 우직
하게 걷는 소처럼 97년에는 증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기대.
<>.연중최저치로 마감하는 폐장주가를 보면서 일반투자자들은 "경기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정부의 잘못된 수급정책이 주가폭락을 조장했다"며 정부당국을
성토.
D증권 을지로지점에는 "올 한해는 마지막날까지 죽을 쑤고 말았다.
한국통신주를 매각하고 노동법을 날치기 통과하니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항의전화가 빗발.
이들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확대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두번이나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 투자자는 "3대 연기금의 연내 3천억원어치 주식매입도 사기극으로 끝난
것 아니냐"며 정부가 투자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울분.
7년째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장승엽씨(35.회사원)은 "폐장주가마저 폭락
하게끔 만든 현 정부는 내년 대통령선거때 증권투자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격한 어조.
한편 H증권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내년초
개장때에 신용담보 부족계좌가 속출해 일반투자자의 증시이탈이 가속화될 것"
이라며 크게 우려.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폐장일인 이날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종가 관리성매매를 했을뿐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는 모습.
대한투신의 모주식운용역은 "운용실적이 아주 나쁘지만 어쨋든 폐장됐으니
되도록 먼 곳으로 떠나 휴가를 보내며 내년 증시를 위해 재충전하겠다"며
올 한해 증시를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는 표정.
한국투신의 펀드매니저들은 오는 30일 증권투자전략회의를 열어 새로운
각오로 내년의 주식운용전략 세운다는 계획.
반면 은행의 펀드매니저들은 내년초에 있을 인사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주식운용실적이 아주 나빠 펀드매니저의 대폭 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
국민투신의 백승삼 주식운용역은 "올한해 주가가 폭락한 것은 우리 증시가
투자자층이 너무 엷어 시장이 비합리적으로 그리고 비효율적으로 움직였다는
증거"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내년에도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라고 우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
플로어의 빈 공간을 가득 채웠으나 96년을 마감하는 주식시장에는 체념으로
흠뻑 젖은 한숨만이 넘쳐 흘렀다.
공중에 흩뿌려지는 주문전표의 날개짓에선 어느 구석에서도 희망의 싹을
찾을수 없었다.
그래도 회한의 눈물을 정리하고 새로운 설계를 찾아낸 곳이 시장이었다.
당장은 희망의 새싹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장은 결코 좌절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시장의 생명력은 노병과 달라 사라지지도 죽지도 않는다.
<>.증권관계 기관장과 증권사 사장단 시장대리인및 거래소 시장부 직원들은
27일 오후 3시40분 시간외매매가 끝난뒤 증권거래소 2층 시장에서 폐장식을
갖고 한해를 마무리.
지난해에 비자금 파문속에 장을 마감한데 이어 올해도 폭락장세를 지켜보게
돼 폐장식장은 초상집 분위기.
이날 폐장식은 장마감과 동시에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부저를 누르고
시장대리인들이 호가주문표를 뿌렸으나 모두가 비통한 표정.
이날 폐장식에는 연영규 증권업협회장 정중기 증권예탁원사장 김경중
증권전산사장 등이 참여.
박청부 증권감독원장은 연중최저치를 의식해서인지 불참.
기관장들은 호가표가 뿌려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다과장소로 발걸음.
<>.증권사 객장은 한마디로 침통한 분위기.
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주가 받치기에 반신반의하며 연말장세를 기대했지만
전날의 폭락에 이어 폐장일 주가도 힘없이 미끄러지자 넋을 놓은 표정.
거기에 모증권사 직원의 횡령과 자살소문 등이 돌자 객장 민심은 말그대로
흉흉한 분위기.
전장이 폭락세를 보이자 서울 여의도와 강남 등지의 영업직원중 절반정도가
투자자의 항의를 의식해서인지 자리를 비우기도.
D증권 올림픽지점 모차장은 "올해 증시가 빨리 마감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정부에 대한 원망과 불신감만이 증시에 가득할 뿐"이라고 낙담.
동원증권 투자분석부 이계원 과장은 "내년이 소의 해"라며 "한발한발 우직
하게 걷는 소처럼 97년에는 증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기대.
<>.연중최저치로 마감하는 폐장주가를 보면서 일반투자자들은 "경기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정부의 잘못된 수급정책이 주가폭락을 조장했다"며 정부당국을
성토.
D증권 을지로지점에는 "올 한해는 마지막날까지 죽을 쑤고 말았다.
한국통신주를 매각하고 노동법을 날치기 통과하니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항의전화가 빗발.
이들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확대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두번이나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 투자자는 "3대 연기금의 연내 3천억원어치 주식매입도 사기극으로 끝난
것 아니냐"며 정부가 투자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울분.
7년째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장승엽씨(35.회사원)은 "폐장주가마저 폭락
하게끔 만든 현 정부는 내년 대통령선거때 증권투자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격한 어조.
한편 H증권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내년초
개장때에 신용담보 부족계좌가 속출해 일반투자자의 증시이탈이 가속화될 것"
이라며 크게 우려.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폐장일인 이날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종가 관리성매매를 했을뿐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는 모습.
대한투신의 모주식운용역은 "운용실적이 아주 나쁘지만 어쨋든 폐장됐으니
되도록 먼 곳으로 떠나 휴가를 보내며 내년 증시를 위해 재충전하겠다"며
올 한해 증시를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는 표정.
한국투신의 펀드매니저들은 오는 30일 증권투자전략회의를 열어 새로운
각오로 내년의 주식운용전략 세운다는 계획.
반면 은행의 펀드매니저들은 내년초에 있을 인사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주식운용실적이 아주 나빠 펀드매니저의 대폭 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
국민투신의 백승삼 주식운용역은 "올한해 주가가 폭락한 것은 우리 증시가
투자자층이 너무 엷어 시장이 비합리적으로 그리고 비효율적으로 움직였다는
증거"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내년에도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라고 우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