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TV가 개국특집으로 마련한 4부작 "교육과 경쟁력" (23~26일 밤
9시30분 방송)은 세계교육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우리의 현실을
되짚은 밀도 있는 수작 다큐멘터리였다.

이프로그램은 우선 우리 교육이 선진국에 비해 왜 경쟁력이 없는지
의문을 던진다.

뛰어난 학업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최고의 교육이라는 교육풍토가
잘못됐다는 점을 선진국의 첨단기술교육과 직업교육 예술교육 외국어
교육현장을 찾아 변화하는 모습을 국내의 교육현장과 비교하면서 확인했다.

미국의 첨단교육현장 (23일)에서는 첨단교육이 왜 중요한지를 얘기하고
독일의 장인교육 (24일)에서는 장인정신을 통해 참인간을 길러가는 과정을
소개했다.

미국의 음악교육 (25일)에서는 예술적 기초를 다지는 것에서부터
전인교육을 배우는 과정을 짚었고 프랑스의 외국어교육 (26일)에서는
변화하는 세계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밝혔다.

제작진은 뛰어난 성적이 뛰어난 사회구성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고 교육을 받는 것이 행복한 사회가 돼야한다는 점,
학교에서 더불어사는 방법을 배워야한다는 점을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누누히 강조한다.

특히 독일편에서 장인 (마이스터) 교육과 우리의 비인문계 교육현실을
비교, 기획의 무게를 한층 더 실었다.

고등학교만 나와 장인이 되고자하는 학생들이 많은 풍토와 공업계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을 가려고하는 우리 풍토를 얘기하면서 교육이 사회와
가정과 삼위일체가 돼야 제대로 선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편에서도 한국학생을 오래 가르친 음악교사가 밝힌 "기교에만
뛰어났지 음악을 즐길 줄을 모른다"는 충고 코멘트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프랑스편에서는 외국어 교육과함께 국어교육을 더욱 강조하는 프랑스의
이면을 화면에 담아 국적있는 교육의 의미를 실감나게 했다.

그리고 교사가 스스로 즐기면서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참사랑 참교육이
실천되는 현장도 스케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프로그램은 결국 참된 교육이 지식을 주입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개발시키는 것이라는 제작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된
기획물이었다.

더욱이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리포터로 등장, 프로그램의 전문성도 한층
높여줘 작품의 충실도를 더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