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PC시장엔 영상 음향 등 멀티미디어 기능의 처리속도를 크게
높여주는 MMX(Multi-Media Extention) CPU(중앙처리장치)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전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대규모 PC메이커들은
새해초 인텔이 MMX CPU를 발표할 것에 대비해 일제히 MMX PC 개발에 나섰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최근 내놓은 드림시스97의 주기판에 MMX CPU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 MMX의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홍봉용 삼보컴퓨터 부장은 "MMX CPU가 한국에 본격 공급될 내년 3월께면
대부분의 국내업체들이 MMX PC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관련한
소프트웨어 개발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MX CPU는 기존의 CPU에 멀티미디어 관련 데이터의 처리속도를 높여주는
57개의 명령어를 추가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 CPU와 100% 호환되며 디지털영상을 압축하는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수행하는 속도만 빠를 뿐이다.

인텔의 관계자는 "MMX는 사운드카드 그래픽카드 등 멀티미디어보드의
기능을 최대한 높여주는데 기존 CPU에 비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최소
1.6배에서 최대 4배까지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진을 특정한 방향으로 찌그러뜨린 모양으로 변형시켜주는 디지털
이미지처리 소프트웨어인 포토숍 소프트웨어의 경우 처리속도가 4배나
빨라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MMX가 등장할 경우 PC의 활용도가 한차원 높아지게 된다.

기존 CPU보다 멀티미디어의 처리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보다 맑고 매끄러운
음향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3차원 그래픽기능을 이용한 게임에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3차원 동영상의 경우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 기존 CPU로는 매끄러운 동작을
표현하기 어려웠다.

MMX는 이러한 종류의 데이터처리 속도가 높기때문에 보다 박진감 넘치는
동영상과 음향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또 대용량의 데이터를 재생하는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 재생용
멀티미디어보드를 값비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지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PC를 이용한 영상회의시스템의 기능도 크게 향상된다.

영상회의시스템은 카메라를 통해 읽어들인 데이터를 압축해 송신하고
이를 풀어서 다시 영상으로 내보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30만원안팎의 저가형은 1초에 4프레임정도의 사진을 나타내 주는데 그쳐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MMX를 채택할 경우 1초에 6프레임안팎으로 향상돼 보다 자연스런
영상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인텔의 MMX발표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사도 MMX지원 드라이브를 발표할
예정이다.

PC메이커들은 MMX CPU를 탑재한 PC를 제작할 경우 CPU값 인상분을 포함,
기존 PC보다 5만원 안팎의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내년말께면 기존 CPU와 MMX CPU의 가격차가 없어지게 돼
모든 PC메이커들이 MMX PC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