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 = 김영규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8일 그동안 논란을 벌여 왔던 유전자변형
옥수수에 대한 시판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EU의 식품.동물사료.살충제 부문 등 3개 과학위원회가
최근 제출한 유전공학적으로 생산된 옥수수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EU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산 유전자변형 옥수수의 유럽내 반입을 둘러싸고
야기될 가능성을 보였던 미-EU간 통상분쟁의 소지가 사라지게 됐다.

금년 초 영국 광우병파문으로 역내 주민들이 식품안전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EU 환경이사회는 지난 6월 유전자변형 옥수수판매를 부결
시켰었다.

과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생명공학을 활용한 옥수수의 유전자변형이
이 옥수수를 이용한 식품 및 사료를 먹는 인간이나 동물의 보건에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것으로 믿을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스위스의 화학회사인 시바 가이기사가 개발한 이 유전자변형 옥수수는
병해충과 제초제에 저항력을 갖고 있는데 특히 유럽산 옥수수 좀벌레를
살충하는 물질을 만드는 세균성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고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주의자들과 소비자단체들은 이 옥수수에 함유돼 있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동물 몸속의 박테리아나 인체로 전이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이 옥수수가 살충제에 내성을 지닌 새로운 해충 변종을 생겨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에 대해 과학보고서는 독성에 대한 해충 저항력의 발전 가능성과 관련,
기존살충제 등 농업상의 각종 수단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서 환경에 해로운
효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이기사는 이 제품이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한 것이라는 점을 용기에
자발적으로 표시하기로 했다.

미국의 유전자변형 옥수수는 금년 전체 생산의 2%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10월이후 유럽지역의 여러 항구에 이 옥수수가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