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2년전부터 급식위탁운영의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기업체 병원
학교 군부대등으로 단체급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단체급식업체들의 올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0-100% 늘어날 전망이다.

90년대들어 현대 삼성 LG 대우등 대기업들이 급식사업을 시작하면서
급식산업자체도 체계화 선진화되고 있다.

지난 94년 제일제당이 단체급식시장에 참여하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급식업체는 대기업을 비롯, 20여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업체는 LG유통 CM개발 신세계푸드시스템 아라코 제일제당등
대기업과 서울케이터링 고매유통등 중소기업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업체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500여개나 된다.

국내 급식시장규모는 연 2조원 수준.

전문급식업체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급식시장은 전체시장의 20%대인
4천여억원이다.

2년전에 비해 두배로 늘어난 수치다.

단체급식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기업의 생산성향상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경영에 직접 관련이 없는 사원급식을 전문업체에 맡겨 비용절감등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나섰기 때문이다.

식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춘 급식업체에 식당을
위탁하는 게 직영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얘기다.

또 구내식당의 음식질이 사원의 사기와 연결돼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식위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외식회수가 증가함에 따라 구내식당에서도 양질의
음식이 제공되길 바라는 사원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업체 현황 >>

이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업체는 LG유통이다.

지난 89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그룹본사 사원식당부터 시작, 현재 100개
사업장, 하루 급식인원은 20만명으로 성장했다.

명실공히 국내 단체급식 1위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550여억원.

올해는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체 위탁급식시장의 25%를 점하는 수치다.

업계최초로 국방부 서울공항 육군5602부대등 군부대로도 진출했다.

올해초 정부종합청사 급식운영권을 따내 1위업체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했다는 평이다.

2위업체인 CM개발은 지난 91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사업장수는 90개,하루 급식인원은 8만9,000명이다.

지난해에는 300억원,올해는 51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중공업 한국유리 동양제과 새한미디어등 공장식당을
주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시스템도 91년에 급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식자재유통사업의 비중이 더 큰 관계로 단체급식매출은 지난해 140억원,올해
2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고등학교식당을 개척,서울 청담고등학교에
급식을 시작했다.

모두 45개 사업장,5만명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무섭게(?) 크고 있는 업체가 있다.

제일제당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94년 단체급식시장에 뛰어든 제일제당은 지난해 8개에서 올해
68개로 사업장을 크게 늘렸다.

매출액도 올해 250억원에서 내년에는 7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가히 다른 업체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제일제당도 아픔은 있었다.

지난해 정부종합청사 급식입찰경쟁에 명함도 못내밀었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안돼 실적이 별로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설립된 대우계열사 아라코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으로 100% 성장했다.

37개 사업장에 하루 급식인원은 5만5,000명이다.

이밖에 현대는 풀무원 고려당등과 함께 "엑소프레쉬"란 급식업체를
설립, 운영중이다.

삼성도 중앙개발이 일본의 니꼬끄트러스트사와 기술제휴,급식시장에
진출했다.

<< 사업장별 특성 >>

기업체급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화이트칼라를 상대로 하는 빌딩 구내식당과 대단위공장이다.

오피스빌딩은 급식인원이 많아야 4,000-5,000명이다.

보통 1만명까지 가는 대단위공장에 비해 비중은 더 낮다.

하지만 사원들이 음식에 관해 많이 알고 있고 입맛도 까다로워 취향을
맞추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공장의 경우 음식가격이 1,400-1,500원으로 낮지만 사원들의 요구사항이
그리 많지 않아 부담은 오히려 작다.

최근에는 관청 군부대급식등에 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청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업체의 공신력을 높여 사업장개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기업체급식보다 더 치열하다.

군부대는 사단급이상만 급식해도 수요가 상당히 많다.

물론 관청 군부대급식에 어려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관청 군부대는 식당운영권을 주는 대신 식당시설투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업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런 요구를 들어줄수
밖에 없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얘기다.

또 급식수도 작고 음식단가도 낮아 업체로서는 불리한 면이 많다.

대학을 비롯한 학교급식은 시장은 크지만 수익성이 거의 없어 아직은
적자를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위험부담이 그만큼 높다는 평이다.

<< 전망 >>

단체급식시장이 커지면서 업체간 과당경쟁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아라코의 김룡섭 차장은 "너도 나도 단체급식시장에 참여해 밑지더라도
사업장을 먼저 따고보는 식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급식업체는 거래회사앞에서 무기력할수 밖에 없다.

음식가격에서부터 이벤트지원 시설지원등 각종 요구를 들고 나오면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단체급식시장에 참여했다가 손털고 나온 업체도 있다.

선경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단체급식사업의 수익성도 그리 높지 않다.

음식가격의 60-70%가 식자재비로 들어가고 30% 정도는 인건비등 관리비로
지출된다.

마진율(경상이익률)이 3-5%에 불과하다.

마진율은 낮지만 한번에 수천 수만명분의 급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지를 맞출수 있다.

바잉파워(Buying Power)가 커서 원가도 많이 줄일수 있다.

또 일년내내 고객수가 일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단체급식사업은 이렇듯 고부가가치사업은 아니지만 전체 급식수요중
80%가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있어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다.

LG유통 박현수부장은 "앞으로 10년정도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구내식당위탁률이 90%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 쌍용 두산 효성 롯데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급식시장진출을 준비중이다.

<장규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