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판매망을 잡아라-"

미국과 일본의 필름메이커 대표주자들이 미국시장에서 한판 붙었다.

미 코닥과 일 후지필름이 뺏고 뺏기는 미판매망 쟁탈전에 돌입한 것.

싸움을 건 쪽은 후지필름.

미국시장에서 열세에 있는 후지는 만회전략으로 "판매망 포위작전"을
내걸었다.

그 1단계로 가로챈게 코닥의 주요 거래처인 월마트.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점포에는 즉석사진현상소가 있다.

이 현상소만 잡으면 미국필름 유통망의 대어를 낚는 셈.

후지는 월마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지난 7월 월마트의 사진인화공장을
매수했다.

이를 계기로 월마트와 사진현상에 관한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이었다.

이어 3개월후(10월)에는 즉석사진 현상체인점 리치카메라 센터와도 인화지
독점공급 계약을 맺었다.

리치카메라는 미국전역에 5백6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즉석사진 현상 체인점.

리치카메라 역시 코닥의 대표적인 거래처였다.

이쯤되자 코닥도 발끈했다.

반격에 나선 코닥의 첫 작품이 프라이스코스트코와의 전매계약.

후지의 대표적인 고객이던 프라이스를 끌어들임으로써 일단 월마트를 뺏긴
원수는 갚은 셈.

프라이스는 창고형 디스카운트스토어로 미국 전역에 2백97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기업.

미국 언론등의 보도에 따르면 후지는 프라이스에 연간 4천만달러어치의
필름을 공급해 왔다.

코닥은 반격의 여세를 몰아 현재 K마트와도 전매계약을 교섭중이다.

아직까지 양측의 전력은 백중세다.

미.일간 자존심 싸움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이번 필름분쟁이 쉽사리
판정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