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주식시장은 경제가 어려우면 당연히 침체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말은 절대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기침체기에는 주식시장의 침체를 그대로 방치해
두어도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경기침체는 주식시장의 침체를 불러오지만 또한가지 주식시장의 침체가
다시 경기침체를 악화시킨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보스워스는 주가하락이 경기 불황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분석한바
있다.

특히 지난 1973년부터 1975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이 43% 하락했을때 보스워스
는 이러한 주가하락이 당시 경기침체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바로 이러한 지적에 유의할 때이다.

최근의 주가는 누가 보아도 실물경제의 침체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주가하락이 새로운 경기불안 요인이 되지말란 법이 없다.

사실 요즘 주식깨나 연구하고 투자경험이 많다는 전문가들끼리도 주가하락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

더욱이 환율이 급속히 상승하면서 주가역시 급락한 지난주 상황을 보면서
이것이 혹시 개방체제가 주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은 아닌지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이제는 우리 경제의 안전을 위해서도 주식시장의 안정은
확보되어야 한다.

지금 금리인하나 환율인상 등이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 주가
안정은 경기 불안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적어도 이 시간 이후 주가하락은 그 본연의 의미가 무엇이었든 간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 경제의 장래에 관한 필요이상의 불안감을 심어주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

항간에서 얘기하는 현정부의 출범주가인 650포인트가 곧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마인드, 그리고 대외 신임도 등을
고려할때 이 이상의 주가하락은 정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주가란 항상 감정적인 수준까지 떨어져야 다시 오르게 되기 때문
이다.

물론 소위 전문가들이 비관할 때가 가장 바닥이라는 투자격언에 비추어
보자면 이런 논의를 제기하는 지금이 지나고 보면 진짜 바닥일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필요이상으로 더 떨어져선 나라경제를 위해 백해무익
하다고 보는 것이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