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부터 500년간 동아시아 해상을 지배한 세력이 장보고의 후예들
이었음을 주장하는 MBCTV 다큐멘터리 "700년전의 약속" (연출 김윤영)이
7일 오후 10시30분부터 2시간동안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700여년전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신안유물선을 복원,
이 배로 중국 영파, 한국 신안, 일본 후쿠오카, 오사카까지 항해하며 과거
동아시아해상에 존재한 해상교류의 실상을 전달하는 대형 역사탐사
다큐멘터리.

기획 7년여, 제작기간 1년6개월, 제작비 10억원을 들인 96년 MBC 최고의
역점 프로젝트다.

제작진은 신안유물선에서 발견된 고려제 청동숟가락을 단초로 삼아
엄밀한 추리기법으로 동아시아 해상교류사를 다시 써나간다.

과거 동아시아 뱃길의 출발지인 보타도와 장보고시절 청해진이 설치됐던
완도내의 여러 지명이 같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현지 취재와 송사와 송회요고, 고려사 등 옛문헌을 통해 장보고의
후예들이 보타도를 중심으로 500년간 동아시아의 강력한 해상세력으로
존재했으며 원대에 와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며 신안유물선에 승선케
된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장보고 사후 우리의 해상활동이 위축돼 결국 해상국가로서의
발전가능성을 상실했다는 역사학계의 통설과 상반된 것이라 주목된다.

제작진은 동아시아의 옛뱃길을 생생하게 되살리기 위해 동양 최초로
14세기 원양무역선의 제작을 시도, 중국 복건성 복주의 어륜조선창에서
6개월간 연인원 9,000여명을 동원해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700년전의 약속"이라 이름붙인 이 배를 타고 20일간 3,000km의 대항해를
마치고 신안유물선의 최종목적지였던 교토동복사를 방문, 청자향로를
전달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