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채권발행을 통한 우리나라의 해외자금 차입규모가 지난해 발행규모의
1.5배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달지역도 기존 미국와 일본중심에서 호주와 캐나다 홍콩 등지로 다변화
됐으며 차입금리를 줄이기 위한 이종통화채와 후순위채 등 혼성채형태의
조달방식도 늘어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10월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과 공공및 민간기업이
채권발행을 통해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FRCD 제외)은 모두 1백29억5천만달러
로 지난해 전체의 83억4천9백만달러에 비해 55.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채(FRN)의 경우 42억8천1백만달러를 조달, 지난해의 27억2천5백만
달러에 비해 무려 57.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정금리채(SB)도 지난해(44억5천6백만달러)보다 43.9% 늘어난 64억1천5백만
달러를 차입했다.

또 공공및 민간기업의 전환사채(CB)와 금융기관의 중기채(MTN)의 발행은
12억7천9백만달러와 9억7천5백만달러로서 지난해의 7억4천8백만달러와
4억2천만달러에 비해 각각 70.9%및 1백32.1%가 늘어났다.

여기에다 연말까지 예정된 발행물량을 합치면 올해의 해외채권 발행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수지 적자폭의 확대와 주식시장 침체로 국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데다 해외에서 자금을 싸게 빌려올수 있는 금융기법이 속속
도입돼 해외자금 차입이 활기를 띠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형태의 변동및 고정금리채권을 도입해
왔던 금융기관및 기업들이 올들어 이종통화채와 후순위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이자가 싼 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을 다른 화폐로
바꿔 들여오는 방식의 이종통화채의 발행은 모두 9백80억엔에 달했으며 위험
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위해 발행하는 후순위채도 5억9천만달러어치
가 국내에 들어왔다.

이와함께 산업은행이 지난 8월과 11월 프랑스와 호주에서 잇따라 프랑화와
호주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등 조달지역이 넓어진 점도 달라진 해외자금
차입행태로 꼽히고 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