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국면이 얼마나 갈까 결론부터 말하면 "장기화"다.

내년 1.4분기께가 바닥이 될 것이지만 바닥을 치고 올라서는게 아니라
바닥에서 게걸음을 하며 저성장국면을 지속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치만 보면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게 전망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못할 뿐아니라 하반기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얘기다.

팽동준 한국은행 조사2부장은 "내년 1.4분기이후에도 최소한 6%초반대의
성장이 지속돼 경기가 이른바 "횡보"를 지속하다 3.4분기들어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소폭 둔화되긴 하겠지만 5%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팽조사2부장은 그러나 "하반기들어 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에 들어서더라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7%대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완만한 상승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성장수치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이 재고 때문이러서 저성장
장기화론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산업생산은 계속 호조를 보였지만 재고는 올들어 줄곧 20%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 기업의 재고조정이 적정수준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수치상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이런 상황이 더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공정상 단기간에 재고조정이 어려운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등
대규모 장치산업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초반엔 경기가 지금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민간소비가 3.4분기들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점도 불황 장기화의 한
요인이다.

최근 임금상승률의 둔화등으로 내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경기를 지지할
힘이 그만큼 약화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유병규연구위원은 "재고조정이 늦어지고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교역조건개선등으로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기
침체는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