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을 최초로 단독횡단한 비행사는? "찰스 린드버그".

답이 금방 나온다.

그러면 두번째로 횡단한 비행사는?

''....''.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세상은 이처럼 "최초와 처음"을 가장 잘 기억한다.

상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맨 처음이라는 것은 마케팅 제1의 덕목이다.

린드버그식 마케팅이다.

해태음료의 훼미리주스는 순수오렌지시장의 "린드버그"이다.

해태음료는 지난 7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오렌지주스인 훼미리를
내놓았다.

새로운 시장을 처음으로 연 덕택에 훼미리는 정통오렌지주스의 선두주자가
돼있다.

훼미리주스는 새 시장의 개척자로서 어려움도 많았다.

초기엔 100%오렌지주스에 대한 일반인식이 낮고 가격도 당시로는 비싼
탓에 시장을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해태음료는 시장확대를 위해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가정방문판매에 나섰다.

판매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훼미리주스의 특성과 효능을 설명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열어나갔다.

이런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훼미리주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

이어 해태음료는 85년에 품질이 한단계 높아진 지금의 "썬키스트훼미리
주스"를 세상에 선보였다.

미 선키스트사의 원액으로 만들기에 이름이 좀 더 길어졌다.

선키스트오렌지는 당도나 품질면에서 세계최고의 평판을 받고 있다.

선키스트원액을 사용하는 훼미리주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100%천연주스
시장이 점차 커지자 다른 업체가 구경만 하고 있을리가 없다.

경쟁사들은 훼미리아성을 허물기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격샌드위치작전.

경쟁사는 먼저 87년에 델몬트오렌지주스로 이 작전을 시작했다.

가격을 훼미리주스보다 300원가량 낮게 책정, 일단 저가로 훼미리를
공격했다.

이어 91년엔 프리미엄주스를 들고 나와 훼미리에 비해 200원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로써 병당 3,500원대인 훼미리주스는 지금 경쟁사의 저가및 고가전략에
갇혀 있다.

훼미리주스는 경쟁사의 이 양면작전에 가격의 일관성과 새로운
광고전략으로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지켜가고 있다.

가격일관성전략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가격을 그대로 유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

훼미리주스의 신광고전략은 품질의 우수성에 광고초점을 맞추는 것.

그동안 훼미리주스는 브랜드이름에 맞게 가정의 사랑과 행복을 테마로
한 감성적인 광고만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훼미리주스의 순수성만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올상반기부터 시작된 광고 "믹서기"편은 훼미리주스가 아무것도 섞지않은
100% 순수한 오렌지주스임을 강조할 뿐이다.

올해 한국광고대상 수상작인 이 광고는 제품의 컨셉트를 적은 비용으로
가장 잘 표현해 불황기광고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100%오렌지주스시장의 린드버그로서 소비자들의 기억을 사로잡고
있는 훼미리주스는 이 분야에서 국내시장의 약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