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사인수문제는 여전히 산너머산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현대우주항공등은 네덜란드
포커사를 공동 인수하자는 삼성항공의 제의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항공이 포커사를 인수키로 했다는 외신보도가 나간뒤
한달이 넘도록 이 문제는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4사의 부사장단과
통산부 고위관계자가 지난주 회동,컨소시엄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3사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항공이 기체3사의 참여여부가 불투명하자 기아중공업
한국로스트왁스 등 항공기부품업체에 대해서도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
분위기는 더욱 미묘해지고 있다.

대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에도 기체3사의 실무담당 임원들이
만나 컨소시엄 참여문제를 논의했으나 대부분 사업성이 없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커사를 경영정상화시키는데 그룹의 사활이 걸릴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고 판단, 현재로선 인수에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부가 중형항공기 개발을 위해 2천4백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포커사의 경영정상화에 최소한 10억달러, 1백20인승급 중형기를 추가로
개발하는데도 16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우주항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할수 없다는게 회사의
기본적 입장이며 정부나 삼성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않는한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관계자도 "공동컨소시엄을 구성해도 각사의 지분율이 또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참여업체들이 동등한 지분을 갖는 에어버스
방식이 아니면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기부품업체들도 회사별로 입장이 달라 컨소시엄 참여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모임에 참석했던 한 부품업체 사장은 "삼성항공측이
컨소시엄에의 참여여부를 23일까지 결정해 통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참여금액의 크기와 사업타당성 등을 검토하느라 아직까지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포커사 인수를 중형항공기개발사업과 동일한 사안으로 취급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이 문제가 <>미국 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의 실사보고서
제출 <>노오현 서울대교수 등 7인 검토위원회의 사업타당성 심의
<>기체4사의 공동인수를 위한 컨소시엄구성이라는 수순을 거쳐 연내에
타결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특히 12월 중순 열릴 예정인 항공정책심의회의(위원장
이수성 국무총리)에서 이문제를 결론짓는다는 입장이어서 기체3사에 늦어도
다음달초까지는 컨소시엄에의 참여여부를 결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삼성항공이나 정부가 포커사 인수에 따르는
위험을 상쇄시켜줄만한 보완책을 제시하기 전에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포커사의 공동인수는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