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들이 중간에 그만둔 설계사들의 모집수당과 신원보증보험료
등 수백억원(추산)을 횡령,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보험감독원인 26일 33개 생명보험사중 10여개사에 대한 특별
검사에 전격 착수했다.

보감원 관계자는 "일부 생보사에서 중도탈락 설계사들이 청구하지 않은
모집수당과 미경과보증보험료 등을 관례적으로 횡령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조사에 들어갔다"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외국생보사 및 합작사를
포함한 모든 생보사로 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험설계사는 고객과의 금융분쟁에 대비해 1년단위로 1만-3만원의 보증
보험료를 내고 신원보증보험을 들고 있다.

보증보험 가입후 중간에 보험영업활동을 그만두면 보증보험사로부터
미경과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이를 몰라 보험료를 청구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점을 이용, 일부 보험사는 중간에 보증보험사로부터 미경과
보험료를 타낸 뒤 비자금 등으로 조성해 사업비로 쓰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보험사들은 또 설계사에게 보험계약을 유치한 대가로 계약유치후 1년까지
모집수당을 주도록 돼있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에선 설계사가 활동시작후 1년안에 그만두면 본인의
청구가 없거나 연락이 안된다는 이유로 실제 수당을 주지 않고도 서류상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매년 신규등록한 설계사중 75%정도가 1년안에
그만두고 있다.

인원으로는 지난 94사업연도(94년4월-95년3월) 전체 30만명중 22만여명이
1년내에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주변에선 "보험업계가 횡령한 모집수당과 보증보험료 횡령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최근 3,4년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