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을 포장하는 회사들이 많다.

매출이나 이익을 늘리는 회사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새로 상장하려는 회사들도 강화된 공개기준을 맞추기 위해 매출을
늘리거나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

주식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실적부터 정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을 정확하게 분석할때 분식결산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분식결산을
파악하는 방법을 사례위주로로 싣는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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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던 회사원 김모씨는 요즘 주식투자에 회의를
느낀다.

10여년간 주식에 투자해왔지만 요즘처럼 우울한 적은 없었다.

설마 부도야 나겠느냐고 생각하며 매입했던 저가 대형주들이 최근 소속
그룹의 자금악화설로 잇따라 폭락, 원금을 거의 다 날렸기 때문이다.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증시에서는 요즘 김씨와 같은 투자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뇌동매매를 하지 말고 실적에 기반을 둔 정석 투자를 하라고 조언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높아 부담스럽고 그래서 실적이 좀 나쁘더라도
주가가 싼 종목을 매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적이 나쁜 기업들은 실적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업실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사실과
다르게 표시된 분식보고서를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것이다.

상장회사들이 실적을 분식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증시가 너무 과열돼 공개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던 지난 80년대
후반에는 상장 3년이내에 부도를 내는 회사가 속출, 분식결산의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냈다.

문제는 그러한 분식결산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감독원이 상장회사들의 감사보고서를 대상으로 감리한 결과 지난
94년도에는 74개사중에서 10개사 (13%)가, 그리고 95년도에는 76개사중에서
16개사 (21%)가 기업회계기준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95년도 감사보고서를 대상으로 감리하고 있는 올해는 10월말 현재까지
14개사중 4개사 (28%)가 지적을 받았다.

대략 5개사중 한개사 꼴로 회계기준을 위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적 부풀리기는 새로 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회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94년도에 공개대상 24개사중 8개사 (30.7%)가, 그리고 지난해에는
33개사중 11 (33%)개사가 회계기준 위반으로 지적을 받았다.

올들어서는 공개신청 42개사중 8개사가 지적을 받아 해당회사와
당담공인회계사가 주의 또는 경고를 받았다.

지난해보다 지적건수가 줄어들었지만 공개기준의 강화로 일부 기업들이
자진철회하는 경우도 있어 실적 분식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