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크=허완수.이건호기자 ]

아태경제협력체(APEC) 18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은 25일 필리핀 수비크
에서 4차 정상회의를 갖고 무역.투자자유화를 향한 구체적인 첫 걸음으로
마닐라실행계획(MAPA)을 추인하고 6개의 주제를 담은 "96 APEC 정상선언문
(비전에서 행동으로)"을 채택했다.

김영삼대통령을 비롯, 빌 클린턴 미대통령, 강택민중국국가주석,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 등 18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은 수비크 정상관(Leader"s Hall)에서 오전.오후 두차례 공식회의를
열어 <>아태공동체 건설 <>범세계화 추진 <>사회간접자본 구축 <>아태지역의
역동성 등 4개 주제별로 기조연설 및 자유토론을 갖고 정상선언문을 발표한
뒤 회의를 마쳤다.

정상회의는 또 APEC 5차 회의를 내년 캐나다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정상들은 이 선언문에서 MAPA를 통해 무역.투자자유화 분야에서 구체적
진전이 있었음을 평가하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통해 APEC이 다자무역체제에
공헌했음을 강조했다.

이 선언문은 정보기술제품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 다음달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개별국가에 신축성을 부여하되 오는
2000년까지 관세철폐를 내용으로 하는 정보기술협정(ITA)이 타결할 것을
지지했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김영삼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APEC회원국간의
공동체의식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APEC이 회원국간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공동개발과 개발경험의 공유, 그리고 경제협력의
확대가 자유화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인적자원의 공동개발
을 위해 APEC교육재단을 조속히 활성화시켜야 하며 한국정부는 향후 5년에
걸쳐 1천만달러의 기금을 교육재단에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아시아.태평양 청소년 과학축전"의 개최를 거듭 제의하고
아태지역 기업간의 "산업기술인력 연수사업"을 새롭게 제안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APEC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필리핀 방문을 모두 마치고
26일오전 동남아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말레이시아로 출발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