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홍균행장을 포함할 경우 문민정부 들어서만 16명의 은행장들이 도중하차
하는 비운을 맞이했다.

특히 서울은행장은 현정부아래서 세명이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
"서울은행장=중도퇴진"란 등식을 성립시켰다.

은행장 중도퇴진은 매년 정례행사마냥 되풀이되고 있다.

문민정부 출범후 93년3월 김준협 당시 서울신탁은행장이 대출부조리로
행장직을 내놓은 것을 필두로 93년 5명 94명 7명 95명 2명의 행장이 중도
하차했다.

올들어선 지난4월말 이철수 제일은행장이 효산종합개발 대출커미션건으로
구속된데 이어 손행장이 두번째다.

유형별로는 대출부조리가 가장 많다.

16명중 절반에 해당하는 7명의 행장이 대출커미션 수수혐의로 검찰에
불려 가거나 강제 퇴임당했다.

최근들어서는 검찰에 소환돼 볼썽사나운 뒷모습을 남기는 은행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안영모동화은행장(93년) 정승재전북은행장(95년) 봉종현장기신용은행장
(95년) 이철수제일은행장등에 손행장까지 포함해 모두 5명의 은행장이
서초동 대검찰청을 들락거렸다.

이들중 구속된 은행장은 안동화은행장 봉장기신용은행장 이제일은행장등
3명이나 된다.

은행장 퇴진건이 매년 되풀이되다 보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금융가엔
은행장내사설이 나돌고 있다.

실명제 조사가 시작된 지난달 이후엔 한두명을 제외한 대부분 시중은행장들
이 내사및 구속대상에 올랐다.

대출커미션이 주된 이유지만 요즘에는 여자문제등도 거론되고 있어
그야말로 금융계는 흉흉한 상황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은행장들의 잦은 변고에 대해 개인적인 비리보다 낙후된
우리 금융산업에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한마디씩.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