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주 너마저..."

외국인들의 집중매수로 외로이 강세를 보이며 그동안 지수하락을 방지하던
한전주가 큰폭 하락하면서 지수가 730대로 밀리자 투자자들은 심한 허탈감을
내보였다.

게다가 대출커미션으로 모시중은행장이 구속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면서는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700선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불안감이
높아졌다.

22일 주식시장은 시중은행장 구속설로 그동안 740선에서의 팽팽하던 균형이
맥없이 무너졌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들이 철퇴를 맞았고 지수상승의 계기를 모색하던
한전 포철 삼성전자 등 우량주와 삼미특수강 한성기업 등 저가주들도 몰락했
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47포인트 떨어진 731.44를 기록, 연중 최저수준
(11월11일 729.53)으로 밀렸다.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4배이상 앞서고 거래량도 2,422만주를 가까스로
넘어서는 취약세를 면치 못했다.

<>장중 동향

=이날 주식시장은 개장초부터 한전이 약세를 보이면서 힘없이 출발했다.

오전 10시께부터 모시중은행장이 대출비리로 구속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미끄러지기 시작, 순식간에 730.64까지 밀려 720선 추락의 초읽기에
들어가는 양상이었다.

장후반께부터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기금 등이 주식매입
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추락세가 일단 멈추긴 했으나 상승세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징주

=시중은행장 구속설로 대부분의 은행주들이 하락, 은행주지수가 연중최저치
로 밀렸으며 증권 보험주들도 하락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한국티타늄 통일중공업 등 통일그룹주는 서울 시청의 여의도 이전
가능성을 재료로 강세를 나타냈으며 선도전기 한신기계 등도 상한가를 기록,
대조를 이뤘다.

이날 신규상장된 4개종목중 미래산업2신(기세)과 우신산업1신은 상한가를,
동원수산1신과 고려석유화학1신은 하한가를 기록해 명암이 엇갈렸다.

<>진단

=약세를 지속하면서도 미약하게나마 상승을 모색하던 증시가 외부 대형
악재로 인해 속절없이 무너져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짙게 하고 있다.

연기금들이 주식매입에 나서고 신용연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주가하락을
떠받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견해가 많다.

7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는 실정이다.

<< 호재 악재 >>

<>시중은행장 대출비리관련 구속설
<>외국인, 은행.증권주 매도
<>증권사, 상품주식 매도금지 지시
<>신주상장주식 무더기 시장조성
<>증안기금주식 공동위탁관리
<>연기금 25일부터 주식매입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