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20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공식환영행사에 이어
곧바로 도 무오이 당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21세기 태평양시대의 한.베트남 경제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고 투자 및 교역확대를 통한 경제협력을 증진시킨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우선 양국정상은 지난 4월 도 무오이 당서기장의 방한과 이번 김대통령의
베트남방문으로 교역 및 투자 등 실질협력이 증진되고 있는데 만족을 표하고
앞으로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양국관계를 균형있게
확대.발전시켜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지난 90년 1억달러규모의 양국간 교역이 92년 수교이후
계속 확대되어 95년에는 15억달러를 돌파, 우리나라가 베트남의 3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상호보완적인 양국의 경제구조와
양국의 성장잠재력에 비추어 한.베트남 양국간 교역이 장기적으로 균형있게
확대.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약 4백개의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투자진출, 한국이
베트남의 3대투자국이 되었음을 강조하고 베트남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우수한 노동력 등 좋은 투자조건을 구비하고 있어 정부도 우리 기업의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현재 한국기업들과 베트남측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자동차, 시멘트, 발전소, 제철소, 정유공장건설 등의 사업에 베트남정부가
신경을 써줄 것과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투자에서 겪는 공장부지, 공공요금,
세제 등의 애로사항이 개선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이 역동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회
간접자본시설 확충사업에 풍부한 해외건설경험이 있는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한편 한국전용공단설치에 대해서도 베트남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또 양국간 교역 및 투자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나 베트남의
수도이며 북부지역의 경제중심지인 하노이에 한국계은행이 없어 우리
기업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 추진중인 외환은행과 한미은행의
하노이지점 인가에 대한 호의적인 검토를 요청, 무 오이 서기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에 합의된 경제협력증진방안중 한국의 경제
성장경험을 베트남에 전수해 주겠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직업훈련 등 프로젝트
형 사업과 개발조사사업, 연수생초청 및 전문가파견 등 기술협력사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데 양국정상은 만족을 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베트남측이 신규사업으로 요청한 네안성 현대식 직업
훈련소 건축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기업들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진출이 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현지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 하노이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