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체로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지만 진출러시로 현지조달 금리가 올라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부작용도 있고 대출선리스크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4년 2백46개이던 금융기관의 해외점포 (지점 현지법인 사무소
포함)는 95년 2백82개로 늘어났고 올들어서는 1백65개(58.5%)나 다시
늘어나 10월말 현재 4백47개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정부의 내인가를 받아놓고 있는 시중은행 국책은행 종금사 등
외국환은행의 점포만도 58개에 달해 이들이 대상국에 진출하는 내년 상반기
에는 국내금융기관의 해외점포가 모두 5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종금 리스 등 2금융권은 규제완화와 시장개방으로 국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률이 떨어지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홍콩 등 동남아지역으로
대거 몰려나가는 "해외탈출"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당국의 행정규제와 창구지도가 심한 것도 해외진출의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의 금융센터인 홍콩지역이 제2금융권 기관들의 대표적인
해외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들어 3개종금사와 5개리스사가 홍콩에 새로 진출, 홍콩내 국내금융기관
은 지난해말 64개에서 75개로 늘어났다.

한편 은행들은 국내대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데 맞추어 동반진출하는게
주된 유형이다.

해외로 나간 금융기관들은 규제없는 ''완전자유'' 상태에서 철저하게
수익성을 추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홍콩에 진출한 기관은 거의 모든 점포가 순이익을 내고 있다.

고질적인 부실채권 누적으로 미주지역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일시에 해외에 진출하는데다 홍콩 등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나가는 바람에 한국계 금융기관의 차입금리가 올해
들어서만 0.2%포인트가량 올라가는 "코리안 프레미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장기신용은행 홍콩 현지법인에 따르면 아시아채권시장에서 한국계
금융기관과 기업이 올해중에 발행한 채권은 32억달러로 아시아국가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리스 종금사들은 대출지역을 인도네시아 태국 등 고수익이
기대되는 지역에 한정하고 리스크가 큰 회사에 대출해주는 탓에 원금회수
위험도 높아져 리스크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