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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퇴직/감원/격무..' .. 풀죽은 모습 '남편 기 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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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2시 서울강동구 해태유통 연수실.

    1백50명의 주부가 빽빽히 들어앉아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다.

    한국경영컨설턴트협회(회장 오의균)주최로 열린 "남편기살리기"세미나에
    참석한 주부들이다.

    직장에서 잘나가는 남편을 둔 아내도 있고 조기퇴직을 눈앞에 둔
    가정주부도 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주부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주부들이 털어놓은 기죽은 남편들의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등돌리고 자는 남편, 말한마디 없는 남편, 밤늦게 술취해 들어오는 남편
    등..

    정현숙씨(38.서초구)는 "며칠전에야 남편이 명예퇴직 대상자로 올랐다는
    사실을 들었죠.

    순간 혼자 고민했을 남편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한숨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아예 사표를 낸 사실조차 뒤늦게 알아차린 경우도 있다.

    "매일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줄만 알았죠.

    사표를 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라는 한 주부의 말은 이시대
    고개숙인 남자들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경영컨설턴트협회 강경란이사는 "회사일을 내색하지 않고 혼자
    처리할려고 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지쳐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가정에서부터 희망을 줘야한다"는게 강이사가 주장하는 남편 기 살리기의
    가장 큰 원칙.

    각 기업들도 이같은 프로그램을 활기있게 진행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대우중공업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국내 유수기업도 올해
    여러차례 직원부인 대상의 "남편 기 살리기"세미나를 진행했다.

    경영침체 여파로 위축된 직원들의 사기를 집에서부터 함께 풀자는 얘기다.

    한마디로 "가정의 활기가 직장으로 환원된다"는 전략이랄까.

    한때 "간 큰 남자"시리즈라는 우스개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때는 웃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기죽은 남자"는 더이상 코메디가 아닌 우리 눈앞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집으로 들어올때 어깨가 축 처지는 것은 단지 밀린 서류가 든 가방
    때문만은 아니다.

    가정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평생다닐 것 같던 직장도 요즘은
    미덥지 못하다.

    섬유회사인 H사에 다니는 노창림씨(44)는 "회사 그만두고 장사나 할까"
    라고 고민을 아내에게 털어놨다가 본전도 못찾았다.

    "그럼 어떻게 먹고사냐"는 아내의 매몰찬 한마디에 기가 팍 꺽인 것.

    이후론 입조심 말조심 속으로만 끙끙댈 뿐이다.

    요즘 이같은 스트레스로 신경정신과를 찾는 30대후반에서 50대초반의
    남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정작 보금자리인 집에서는 할말을 못하고 밖으로 나도는 기죽은 남편이
    늘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감량경영 명예퇴직의 거센 바람에 이 시대의 가장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다.

    < 김준현기자 >

    << 남편 기살리기 8계명 >>

    <>하루에 한번이상 남편을 웃긴다.

    <>매일 한번씩 칭찬하자.

    <>남편을 다른 남자와 비교하지 말자.

    <>남편만의 시간과 공간을 주자.

    쉬는 날 남편에게 낮잠잘 시간을 준다.

    <>신용카드와 아이들의 과외과목 등 씀씀이를 줄여 알뜰한 모습을 보인다.

    <>남편과 함께 미래를 설계할 자격증공부를 같이 준비한다.

    <>남편의 인맥을 소중히 한다.

    <>부부만의 시간을 자주 갖고 남편의 의견 결심에 적극 동의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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