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췌장세포를 이용해 천연인슐린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최초로 개발됐다.

보령제약 기초과학지원연구소 윤태욱박사는 "인슐린을 만드는 사람췌장의
베타세포주를 조직배양해 천연인슐린을 대량 생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2일 서울 호텔롯데에서 열린 제5차 환태평양 생명공학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윤박사는 "베타세포 100만개당 200~600미크론g(1미크론g = 100만분의 1g)
의 인슐린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3차원 입체구조에 따라 약효차가 큰데 이번에 개발된 인슐린은
정상인이 체내에서 만드는 것과 같은 구조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유전자
재조합 인슐린제품의 단점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유전자재조합 인슐린은 소나 돼지의 췌장베타세포 유전자를 대장균이나
효모균에 집어넣어 발현시켜 만든 것으로 천연인슐린에 비해 저혈당감지
능력이 낮고 인슐린수용체에 대한 결합률이 떨어지며 인체에 항원으로
작용,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윤박사는 "생산된 인슐린에 대한 정제방법을 올해안으로 개발하고 내년에
시제품을 생산해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천연
인슐린이 기존 인슐린제품보다 약효가 뛰어나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인슐린제품의 세계시장규모는 올해 4,000억원으로 오는 99년에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