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시대다] (5) '40만 대군이 떨고 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생명보험사의 K사장은 요즘 밤마다 악몽을 꾼다.
방카슈랑스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설계사들이 몰려온다.
그래서 은행경비실로 도망해 쫓겨가는 꿈이다.
한 손해보험사의 L상무는 요즘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정신과를 자주 찾는다.
"킴스클럽에선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준다는데 왜 당신들은 비싸게 파느냐"는
고객의 항의가 중압감으로 작용해서다.
소속 설계사들은 또 "우린 어떻게 되느냐"며 한탄조다.
96년 9월말 현재 등록설계사는 생명보험 34만1,170명, 손해보험 10만4,329명
등 총 44만5,508명.
이중 실제 가동 인원은 60~70%선인 30만명 안팎이다.
이들 설계사들은 방카슈랑스 오일슈랑스 슈퍼슈랑스 등 "슈랑스" 접미어가
붙은 신조어가 쏟어질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맨발의 전사.
누가 뭐래도 설계사들은 억척영업으로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 6위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2차 세계대전후 일본의 전쟁 미망인들은 대거 설계사로 변신, 일본 보험산업
을 세계 1위로 키웠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6.25전쟁후 60년대를 거쳐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보험아줌마 부대가 등장해
보험 팜플렛을 들고 가가호호를 방문했다.
막걸리 마시는데 쓰일 쌈짓돈이 보험이란 저축수단을 통해 산업자금으로
흡수됐다고 설계사들은 자부하고 있다.
일본의 50만, 한국의 45만 보험설계사들은 세계 보험사에서도 독특한 개미
군단형 판매조직이다.
하지만 이들 조직도 방카슈랑스란 물결 앞에선 자칫 사라지는 노병이요
흩어지는 모래알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처럼 비효율적인 보험 판매조직으로는 21세기 경쟁에서 낙오한다"
세계적인 보험석학 헤롤도 스키퍼(Harold Skipper) 교수(미 조지아주립대)의
충고다.
그래서 역전의 용사들(정확하게는 10명당 9명이 여자설계사이므로 여군이다)
은 생소한 전쟁을 앞두고 떨고 있다.
방카슈랑스 부대중에서도 국내 은행과 외국보험사의 다국적 연합군이 가장
겁난다.
이들은 "종합금융상품 서비스"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만약 방카슈랑스 연합군이 국내 보험업계 포위망을 뚫는 날엔 보험설계사
조직은 그야말로 "와르르"다.
방카슈랑스의 최대 강점은 역시 가격경쟁력이다.
설계사들이 가져가는 모집수당(보험용어로 알파사업비의 하나)이 방카슈랑스
에선 생략된다.
상품은 패키지다.
보험만기에 탄 보험금을 갖고 신탁에 가입하려고 번거롭게 은행 투신사를
찾을 필요가 없다.
"보험설계사는 어떤 보험을 사달라고 권유하는 단순판매원(Salesman)입니다.
그러나 방카슈랑스 판매조직원들은 고객에게 얼마를 어디에 굴릴지를 종합
설계해주는 금융설계사(Financial Planner)입니다.
승부 결과는 뻔한 것 아닙니까"
캐나다 ING금융그룹에서 방카슈랑스 실무작업을 했던 스테판 라조테
(Stephan Rajotte) 한국네덜란드생명 상무의 확신에 찬 전망이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
방카슈랑스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설계사들이 몰려온다.
그래서 은행경비실로 도망해 쫓겨가는 꿈이다.
한 손해보험사의 L상무는 요즘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정신과를 자주 찾는다.
"킴스클럽에선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준다는데 왜 당신들은 비싸게 파느냐"는
고객의 항의가 중압감으로 작용해서다.
소속 설계사들은 또 "우린 어떻게 되느냐"며 한탄조다.
96년 9월말 현재 등록설계사는 생명보험 34만1,170명, 손해보험 10만4,329명
등 총 44만5,508명.
이중 실제 가동 인원은 60~70%선인 30만명 안팎이다.
이들 설계사들은 방카슈랑스 오일슈랑스 슈퍼슈랑스 등 "슈랑스" 접미어가
붙은 신조어가 쏟어질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맨발의 전사.
누가 뭐래도 설계사들은 억척영업으로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 6위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2차 세계대전후 일본의 전쟁 미망인들은 대거 설계사로 변신, 일본 보험산업
을 세계 1위로 키웠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6.25전쟁후 60년대를 거쳐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보험아줌마 부대가 등장해
보험 팜플렛을 들고 가가호호를 방문했다.
막걸리 마시는데 쓰일 쌈짓돈이 보험이란 저축수단을 통해 산업자금으로
흡수됐다고 설계사들은 자부하고 있다.
일본의 50만, 한국의 45만 보험설계사들은 세계 보험사에서도 독특한 개미
군단형 판매조직이다.
하지만 이들 조직도 방카슈랑스란 물결 앞에선 자칫 사라지는 노병이요
흩어지는 모래알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처럼 비효율적인 보험 판매조직으로는 21세기 경쟁에서 낙오한다"
세계적인 보험석학 헤롤도 스키퍼(Harold Skipper) 교수(미 조지아주립대)의
충고다.
그래서 역전의 용사들(정확하게는 10명당 9명이 여자설계사이므로 여군이다)
은 생소한 전쟁을 앞두고 떨고 있다.
방카슈랑스 부대중에서도 국내 은행과 외국보험사의 다국적 연합군이 가장
겁난다.
이들은 "종합금융상품 서비스"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만약 방카슈랑스 연합군이 국내 보험업계 포위망을 뚫는 날엔 보험설계사
조직은 그야말로 "와르르"다.
방카슈랑스의 최대 강점은 역시 가격경쟁력이다.
설계사들이 가져가는 모집수당(보험용어로 알파사업비의 하나)이 방카슈랑스
에선 생략된다.
상품은 패키지다.
보험만기에 탄 보험금을 갖고 신탁에 가입하려고 번거롭게 은행 투신사를
찾을 필요가 없다.
"보험설계사는 어떤 보험을 사달라고 권유하는 단순판매원(Salesman)입니다.
그러나 방카슈랑스 판매조직원들은 고객에게 얼마를 어디에 굴릴지를 종합
설계해주는 금융설계사(Financial Planner)입니다.
승부 결과는 뻔한 것 아닙니까"
캐나다 ING금융그룹에서 방카슈랑스 실무작업을 했던 스테판 라조테
(Stephan Rajotte) 한국네덜란드생명 상무의 확신에 찬 전망이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