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는 원화가치 절하를 자극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난다.

긍정적인 요인도 되고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악영향부터 보면 외채상환 부담이 대폭 증가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올 연말에 3백2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분만 감안해도 추가부담액이 1조8천억원에
달한다.

당연히 해외에서 달러화부채를 끌어쓴 기업및 금융기관의 환차손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는 "채산성 악화->제품가격및 금리 인상압력"으로 이어질수
있다.

당장 수입업체를 비롯, 원유 의존도가 높은 정유 항공 해운업계등의 수지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환율상승은 수입감소 효과도 없이 물가상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등 기초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경제현실상 수입물량의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환율이 큰폭으로 오른 지난달 수입물가는 1.3% 올랐다.

과소비현상에 편승, 소비재수입물가는 올들어 6.5% 올라 같은 기간중
소비자물가상승률(4.7%)을 크게 웃돌았다.

환율이 상승하면 같은 가격(달러기준)제품을 해외에서 팔아도 국내에서
더 많은 한화를 바꿀수 있는만큼 수출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같은 수출증진현상이 가시화되고 않고 있다.

반도체 철강 선박 자동차등 수출주력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화가
원화보다도 가치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엔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올들어 9.8% 하락, 같은기간중 원화 하락폭보다
3%포인트 더 떨어졌다.

통상산업부는 이달중 무역수지적자가 18억달러, 경상수지적자는 24억달러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역상대국간의 물가상승 환율변동등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면에서 현재의
원화의 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관계기관끼리 시각차는 크다.

대체로 한국은행은 균형수준에 가깝다고 보는 반면 무역협회 한국개발연구원
등은 원화가 아직도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제조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국산품의 수출을 늘리려면 결국 엔화가
절하된 폭 이상으로 원화를 추가 절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적인 달러화강세는 미국경제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반영한다.

따라서 고질적인 수출 부진.수입 증가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많은 국내
현실에서 환율 인상추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재경원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압력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일부 반영될 뿐"이라며 "환율을 조정할수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되어 있다"고 밝혀 당분간 환율상승 추세를 지켜볼 것임을 시사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