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25일 이병희 고문 정석모 부총재 이정무 총무 등과
함께 5박6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김총재의 방일 공식목적은 민단 창단기념행사 참석과 일본 정계지도자와의
만남이다.

김총재는 오는 26일 민단창단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후 30일까지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
전현직 총리들을 만나 한일간 현안과 공동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총재의 방일을 바라보는 정가의 시각은 예사롭지가 않다.

정기국회가 한창인 요즘 갑자기 방일을 추진한데다 26일이 박정희 전대통령
의 기일이어서 그의 방일 목적이 단순히 민단행사의 참석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정가에서는 같은 기간 일본에 체류할 신한국당 김윤환 고문
박태준 전 포철회장과의 회동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총재가 최근 이수성 총리와의 골프회동을 통해 여권과의 교감을
넓히면서도 국민회의와의 사안별 공조를 강조하는 등 내년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상황이어서 이들과의 만남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총재는 방일기간중 박태준 전 포철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정석모 부총재가 합류한 것도 김총재와
박전포철회장의 회동을 주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고문과의 회동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이정무 총무는 25일 "김윤환 고문과의 사적인 만남의 가능성은
1%도 없다"며 김총재-김고문간의 단독회동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26일 민단주최 조찬에서 이들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어떤 형식이든 접촉을 갖고 향후 정국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력의 결집을 통한 세확산에 나선 김총재와 새로운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고문 그리고 일본에서 장기간 칩거중인
박전회장이 향후 정국과 관련해 모종의 작품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