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 부도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성건설과 건영에 이어 해외증권을 발행한 국내기업으로선 올들어서만
벌써 3번째 부도가 발생,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한국물을 기피해 해외증권
발행조건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삼익악기는 지난 90년 3월 유러시장에서 3,000만달러 규모의 해외전환사채
(주간사 쌍용증권)를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1,900만달러 정도는 아직 상환
되지 않고 남아 있다.

중소기업이지만 세계 3대 피아노메이커로 해외 투자자들의 인지도가 높았던
삼익악기가 부도가 난만큼 해외 펀드매니저들이 특히 국내 중소기업물을
기피, 중소기업들의 경우 해외증권을 발행하더라도 조달금리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이미 해외에서 전환사채(CB) 등 채권을 발행한 회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기업은 채권 중도상환(풋옵션)
요구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익악기는 국내증권사가 처음으로 대표주간사를 맡아 해외증권
을 발행한 회사란 점에서 향후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증권 발행업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쌍용증권은 삼익악기 해외CB 발행당시 우량한 기업내용 선전으로 전환가를
4만9,333원(부도전일 종가 6,140원)으로 높이는 등 국제 영업능력을 과시
했으나 악기제조업 업황 등을 제대로 전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