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파발에 사는 주부 김씨(34)는 요즘 물건을 사기위해 일산으로
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도심에 있는 백화점이나 수퍼마켓을 찾아갔으나
교통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일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도로가 막히지않고 여러유형의 점포가 있는 일산에서 쇼핑하는
게 훨씬 편리하다"고 말한다.

쇼핑장소를 서울도심에서 수도권신도시로 바꾼 사람이 물론 구파발에
사는 김씨 혼자만은 아니다.

잠실 사당 양재 수색 등에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민들이 최근들어
수도권 신도시로 나가고 있다.

서울도심으로 향하던 예전 패턴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쇼핑역류현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E마트 일산점.

이 점포는 지난해 9월 내점고객지역 분포도를 조사했다.

당시 서울거주민 비율은 5% 수준.

그러나 1년후인 지난달 조사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서울거주민 비율이 13%로 높아진 것.

지난 8월말 개점한 분당 블루힐백화점의 경우 서울지역고객은 전체
내점고객의 20% 수준이다.

블루힐백화점 광고판촉팀 김종국팀장은 "넓은 주차장과 편리한
교통시설 때문에 서울거주고객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고속화도로와 연결된 양재 개포동 지역주민들과 잠실지역주민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그는 "서울강남지역에 대한 판촉활동을 앞으로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뉴코아 과천 킴스클럽의 경우 개점초기 10%에도
못미쳤던 서울고객비율이 최근 25%까지 늘어났다.

뉴코아 과천점 킴스클럽의 회원관리담당자는 "3만여명의 회원들중
7천여명이 서울거주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초구 반포에 있는 킴스클럽 본점에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들중
1천여명이 교통이 편리한 과천점으로 온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외곽도시로 물건을 사러가는 쇼핑
역류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백화점 할인점 수퍼체인업체들이 땅값이 싸고 교통이 편리한 외곽도시
지역으로 점포를 내고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교통난이 심각한 도심지역보다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외곽지역을 선호하는게 분명해지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지방출점과 도심의 교통난이 결국 상권지도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바꿔놓고 있는 셈이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