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이나 도축장에도 기능사자격증이 내걸린다.

한때 백정이라 불리며 사회의 푸대접을 받던 이 분야 종사자들에게
국가고시를 통해 전문가자격을 부여하는 "식육처리 기능사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것.

농림부는 18일 도축장과 식육판매업소 육가공공장 식육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능사 자격시험을 실시, 일정기준을 통과한
사람에게 국가공인 기능사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하고 오는 11월 실기시험을 실시키로 했다.

지난 9월 실시한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기시험에 합격한 전문가들은 내년 1월1일자로 기능사자격증을 받게
된다.

정육점이나 도축업을 하는 업주들도 기능사 시대를 맞게 되는 것이다.

쇠고기시장 개방을 맞아 지금같은 주먹구구식 정육기술로는
수입쇠고기와 경쟁하기 어려우며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육가공기술을
선진화하자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다.

또 그동안 어떤면에서 사회적 냉대를 받아 오던 식육처리종사자들이
떳떳한 전문직업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바꿔나간다는 뜻도 있다.

자격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분, 식육학개론과 식육위생학, 식육가공
및 저장학 등 3과목에 대한 필기시험을 통과한 응시자를 대상으로
고기의 부위별 정형방법에 대해 실기시험을 치른다.

실기는 빠르고 정확하게 필요한 부위의 고기를 잘라 이를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맞도록 전시하는 능력을 보게되며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시험을 관리한다.

2001년 쇠고기시장 개방 때까지 모두 1만2천여명의 기능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림부는 이 제도가 국내 육류유통 선진화를 앞당길 것이며 앞으로
이 자격증을 따지 않는 사람은 자연히 도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채자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