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복마전"인가 아니면 정치인에게 뒷돈이나 대주는
"봉"인가"

마사회는 늘 이같은 비난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게
사실이다.

지난 15일 26대 한국마사회장에 취임한 김봉조 신임회장도 바로 이점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우선 마사회 관련제도와 수익금내용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등 마사회행정의 투명화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경마장 주변에는 투기성이 강한 "부정한
돈"이 모이곤 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하고 관중도 6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경마는 이제 대중레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맞대기"(경마결과를 놓고 개인 혹은 그룹끼리
비공식적으로 내기하는 행위) 등 뒷골목 투표행태가 있다는 지적이다.

말과 기수 그리고 투기꾼사이에 이뤄지는 승부조작 등 부정에도 항상
노출돼 있다.

둘째로 마사회가 각종 체육단체 등에 주는 기부금이나 각종 비용지출이
회장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비난이다.

돈을 떡주무르듯 할 수 있어 누구나 회장자리에 관심이 많다.

마사회 국정감사 때면 여야의원들이 갑자기 비난의 톤을 낮추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것도 마사회가 "봉"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시대와 정권이 바뀌면서 마사회 회장자리는 늘 외풍을 타왔다.

민주계인 김회장이 같은 민주계인 전임 오경의회장을 대신한 것도
이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내년에는 정권을 창출하는 선거가 있다.

따라서 현대통령과 가깝다는 김회장의 취임이 유독 관심을 끌 수 있다.

신임 김회장은 바로 이런 것들부터 투명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경마는 분명 대중적인 레포츠다.

주말에 경마장은 연중 만원이다.

자기가 선택한 경주마가 결승선에 1착으로 돌아올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다.

그만큼 재미있다.

이같은 경마의 속성을 진정 국민적 레포츠로 되돌려주는 마사회의
일대 혁신을 기대한다.

김형배 < 체육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