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만 성지환사장은 컴퓨터의 유통업계에서 "간큰남자"로 통한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도하는 컴퓨터 유통시장에서
용산과 세운상가 영세유통업자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자처하며 꿋꿋이
맞서고 있는데서 얻어진 별명이다.

올해 아프로만의 예상매출액은 1,200억원정도.

지난해 매출액 400억원의 3배에 이르는 것이다.

성사장은 지난 7월 전국에 5천여 협력업체를 모집하는 "도약5000"을 선언,
동종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사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규격에 맞춰 컴퓨터를 조립생산해주는 "맞춤
컴퓨터공장" 5천개를 체인화한다는 것.

성사장은 3달만에 6백여개 가맹점을 모집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78년 짧은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컴퓨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유명업체의 플로피디스켓 대리점을 운영, 이듬해 플로피디스켓시장의
60%를 점하는 업체로 키웠다.

그러나 곧 좌절을 맞봐야 했다.

경쟁회사 제품을 함께 팔았다는 이유로 대기업으로 부터 제품공급을 받지
못하게 된것.

"대기업이 유통을 장악하면 안된다"는 신념을 갖게 된것도 바로 이때부터
이다.

아프로만을 대기업의 횡포에 맞설수 있게 제품생산은 물론 도매업과
소매업까지 하는 컴퓨터전문유통회사로 만들었던 것이다.

성사장은 "허위.과장광고와 덤핑판매로 멍이든 국내 컴퓨터시장을 외국
유통업체들이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안타까워 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팔고 애프터서비스를 책임질 중소 컴퓨터
조립업체들이 유통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손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