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윈도95용 조선어처리프로그램인 "단군"을 개발,싱가포르시장에
내놓아 눈길을 끌고있다.

이는 북한지역내 또는 재외공관등에서 486DX급 또는 펜티엄급 PC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8장의 플로피 디스켓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평양 보통강구역 경흥동소재의
평양정보센터에서 개발돼 해외에서 영문사용설명서와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북한의 SW개발수준을 가늠할 수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있다.

이 프로그램의 도움말에는 "단군"은 영문윈도95 시스템에서 우리글의
입력 표시 인쇄환경을 보장해주는 우리글 처리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능으로는 문서편집 표계산 데이터베이스등을 조선어로 처리하고
메뉴번역 약어입력 한자변환 코드입력등의 기본적인 메뉴로 구성돼있다.

대부분의 기능이 한글워드프로세서와 비슷하나 쓰임새가 단순해
80년대말 또는 90년대초 국내에서 보편화되었던 한글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예를들면 조선어를 한자로 변환할 경우 1개 화면에 8개의 한자만
표시돼 복잡한 글씨를 찾으려면 3-4페이지 다음으로 넘겨야 할 정도로
쓰기 불편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한글을 입력할 때 한글자판 그대로 입력하는
표준형과 함께 영문발음을 입력하여 한글로 변환시키는 발음형 2가지를
쓰고있다.

발음형은 예를들어 영어발음데로 "GAMSA"를 입력하면 한글 "감사"로
변환되어 나타나는 기능이다.

이 SW에 사용된 컴퓨터용어도 우리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 우리와 비슷한 외래어를 사용했지만 데이터베이스를 "자료기지"로,
키보드를 "건반"으로, 시리얼 넘버를 "계렬번호"로 한글화했다.

<김수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