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 8월말로 지난해연간 적자규모를 이미
넘어서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의 대표적인 대미 수출품목들의 수출은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거나
감소세를 보이는데 반해 같은 품목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급증하고 있어
대미무역수지 적자의 확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2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미국에 대한 수출은
1백46억4천6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가 감소한데 비해 수입은
2백20억9천9백만달러로 11.2%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말까지의 대미무역수지 적자는 74억5천2백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연간 적자규모인 61억6천만달러를 13억달러나 초과했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대미수출은 지난 8월말까지
49억7천6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가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수입은 22억9천2백만달러로 13.1%가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컴퓨터도 대미수출은 12억9천1백만달러로 16.4%에 그쳤으나 수입은
11억2천6백만달러로 23.8%가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였다.

자동차는 우리의 대미수출이 10억2천4백만달러로 3.5%가 줄어드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억3천6백만달러로 30.7%가 증가했다.

의류의 경우도 수출은 9억8천3백만달러로 18.4%가 감소했으나 수입은
4천만달러로 72.5%가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였다.

무선통신기기도 수출은 3억1천1백만달러로 23.6%가 줄어들었으나 수입은
6억9천3백만달러로 49.1%가 증가, 절대액에서도 수출의 2배를 넘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