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고문단
및 중견회원 38명이 참석한가운데 "부총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업이 공산품 가격안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찬을 겸해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한부총리는 "올해 농산물은 풍작이
예상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제, "소비성 경비절감 등을
통해 기업이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공산품 가격안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한부총리는 경제의 핵심은 투자와 수출이라고 지적하고 내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기업이 활발한 투자 특히 설비확장보다는 기술개발과
합리화 등 질적투자에 역점을 두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금리문제와 관련해선 "정부도 고금리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
하겠으나 기업도 차입의존도를 낯추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망했다.

그는 또 우리경제는 1,2차 석유파동 때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번처럼 큰
규모의 국제수지적자는 이례적이라면서 국민과 정부, 기업 모두가 합심해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는 높은 금리와 임금도 문제지만 일을 잘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오히려 목소리 큰 사람에게 임금을 더 주어야 하는 현행
노사관계에도 문제가 있다며 특히 고비용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자동화를
추진해도 사람을 해고하지 못해 자동화의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정리해고제
도입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계는 또 면방,섬유 등 대표적 산업공동화 업종의 경우 흑자가 날때
수입관세를 8%로 내리고 수입수량도 무제한 허용하는 바람에 공동화가 촉진
됐다며 일본도아직 제품관세가 20% 이상인 만큼 이제라도 수입쿼터제 실시
등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업계는 또 제조원가의 17%를 차지하는 물류비는 대부분 각종 규제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고 강조하고 규제완화나 철폐 등을 통해 물류비를 3-4%
포인트만 낮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밖에 근검절약 기풍이 해이해진 만큼 건전한 근로의식 진작을
위한 사회운동 등을 정부차원에서 추진해줄 것도 요청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