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 가톨릭대 교수 / 경제학 >

일본 교와공업은 1967년 창업한 이래 종업원 4백75명에 연간 95억엔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세계 톱 클래스의 금형 회사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 정밀부품부터 초대형
금형에 이르기까지 연간 1천2백형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시장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력과 공급력이 이 회사
경쟁력의 주요 원천으로 현재 세계 50여개국에 금형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내 외국 금형기업의 현지공장을 최초로 설립한 회사이다.

한국 재영금형은 76년 창업한 이래 종업원 2백10명, 연간 1백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톱 클래스의 금형회사이다.

재영금형은 전체 매출액의 50%정도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수출중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의 하나인 일본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40%나 차지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94년부터는 해외시장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중국 혜주지역에
동반 진출, 공장을 설립 운영함으로써 해외의 현지 금형 수요를 확보하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관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회사의 경영을 비교해 보면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 종업원 수 매출액
순이익은 교와공업이 각각 4백75명 7백50억원 44억원이고, 재영금형은
각각 2백10명 1백60억원 2억8천만원으로 교와공업이 재영금형에 비해
2.26배, 4.7배,15.7배의 규모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질적인 측면에서 매출액 이익률은 재영금형 1.8 7%, 교와공업
5.7 9%로 나타났으며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각각 7천6백만원과
1억5천8백만원으로 두회사간에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사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 금형제품 경쟁력의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품질 가격 납기를 조사해 보면 상품력을 나타내는
품질에서는 교와공업이 우위를, 영업력의 핵심인 원가와 가격에서는
재영금형이 각각 우위를 보인다.

반면 납기에서는 비슷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교와공업의 강한 상품력은 원천 핵심기술의 보유, 수요자 니즈에
대한 대응능력, 우수한 설계인력및 장비등과 같은 금형 설계능력에 있다.

이러한 경쟁력 요소의 비교 결과는 재영금형이 가격의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 생산성 매출액 이익률이나 종업원 1인당
매출액 등 질적인 경영내용면에서 뒤처지는 원인이 상품력에서 기인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영금형이 세계적인 금형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와공업이
발전하게 된 요인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첫째로 제도론적 관점에서 일본은 자동차 전자산업등 금형의 대규모
수요산업이 부품업체와 영속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으면서 부품업체를
육성시켰다.

부품업체는 수요업체와의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품질관리와
설계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상품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둘째로 자질론적 관점에서 일본기업은 CAD CAM등 우수한 첨단설비의
확대, 연구개발 생산, 판매등의 유기적인 결합, 인력의 복합기술화등
각 부문의 경쟁력 제고노력을 꾸준히 추진하였다.

이러한 기업 외부적인 인프라와 내부적인 요소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일본 부품업체가 세계 최고의 부품업체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발전한 교와공업은 단순히 중간 수요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금형만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사용자(조립기업)들의 제품
개발 및 품질 경쟁력 강화를 지향하고 있는 이른바 제안형/지원형
(Assist Support)영업을 추구하고 있다.

재영금형이 명실상부한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설비를 갖추는 하드웨어 측면뿐 아니라 조립기업의
상품설계 단계에 참여, 금형설계의 입장에서 필요한 수정과 변경을
상품 설계에 반영하는 소프트웨어적 능력 배양에 힘써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