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의 독무대였던 캐릭터 산업에 국내업체들이 속속 진출채비를
갖추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의 시장규모는 현재 1천억원대로
추정되며 오는 2000년대에는 5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캐릭터 시장은 미국의 미키마우스 도널드 톰&제리 핑크팬더
심슨가족등과 일본의 슛돌이 드래곤볼 등 50여종이 석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캐릭터 산업이 고부가가치로 부상하고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대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외국 캐릭터를 도입하는 데서 벗어나 자체 캐릭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양그룹의 만화전문 케이블TV(채널 38 투니버스) 방송업체인 오리온카툰
네트워크는 최근 SICAF(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자체 제작한 강아지
형제 캐릭터 "멀크와 스웽크"를 발표한 데 이어 이를 세계적인 캐릭터로
키우기로 하고 세부 마케팅전략을 수립중이다.

오리온카툰네트워크는 "멀크와 스웽크"외에도 자체 캐릭터를 계속
개발해 본격적인 캐릭터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국산 캐릭터로 가장 성공한 사례는 아기 공룡 "둘리"로 만화가
김수정씨에 의해 창작돼 (주)둘리나라가 캐릭터를 관리하고 있으며 문구
완구 의료 서적 팬시 등 수십종의 상품에 쓰이고 있다.

문구 카드 팬시류 생활용품 의류 레저용품 등 9천여종의 상품을 생산판매
하는 바른손은 국내의 대표적인 캐릭터 업체중의 하나로 리틀토미 떠버기
금다래신머루 등 1백여개의 자체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과 생활용품
업체에 캐릭터를 빌려주고 있다.

문구전문업체인 "모닝글로리"는 최근 공상과학만화영화 "전사라이언"에
2억원을 제작비로 지원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금강기획은 지난해 광고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가족영화 "캐스퍼"를
이용한 캐릭터산업에 참여했으며 오는 2000년까지 종합영상엔터테인먼트
업체로 성장할 목표를 갖고 있는 코오롱은 올해중으로 캐릭터 상품 유통
전문매장 2백개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물산 두산동아 제일제당 동원그룹 등도 영상사업과 함께
캐릭터산업에도 참여한다는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캐릭터는 상품 선전의 보조수단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캐릭터는 그 자체가 상품"이라며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만화와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이 발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캐릭터는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만들어지는
생명체"라며 "상업적 위력외에도 국민 의식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문화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적극적인 국산 캐릭터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