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북한진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겨
북한의 자동차산업 현황과 경협 추진 대책 등에 관해 연구해온것으로
밝혀져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현대경제사회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남북 통일과 한국 자동차의 북한 진출 시나리오"라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 자동차 공장 현황과 완성차 및 부품 기술 수준,
사회기반시설 등에 관한 조사와 함께 한국업체의 바람직한 북한 진출
방안에 관한 연구내용을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 58년 2.5t트럭이 처음 생산됐으며
현재 승리자동차공장, 평양무궤도전차공장, 3월30일공장, 함남연결차공장,
6.4차량종합공장등 자동차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완성차의 성능이
뒤떨어지고 부품업체의 기반이취약해 전체적인 기술은 상당히 낙후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더욱이 투자재원의 부족으로 70년대 이전에 들어온 옛 소련,
옛 체코슬로바키아 등의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실정이며 신기술 개발의부진, 원료 및 에너지 부족, 관리상의
비효율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조사내용을 토대로 "한국 자동차업체의 북한
진출은 현재로서는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북한업체의 기술수준을
감안하면 합작사업에도 많은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제하면서도
"통일 이후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간기술격차가 심하지 않은
부품의 현지생산 등 초기단계의 시범적 협력사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통일 이후에 대비한 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참고하기 위해서일 뿐 가까운 시일내에 북한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이같은 연구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