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일정으로 개최했던 전당대회행사를 마감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을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는데 필요한 "형식요건"을
갖춘 것이다.
대선에 나서는 클린턴후보의 출사표와 같은 민주당 정강정책도 공개됐다.
공화당은 지난12-15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보브 돌 대선후보를
위한 전당대회를 거창하게 열었다.
돌 후보는 이 전당대회에서 잭 캠프전주택장관을 부통령 런닝메이트로
지명하고 이미 표몰이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민주 공화 양당이 "지상 최대의 정치쇼"라는 전당대회를 끝냄에
따라 오는 11월5일에 치뤄질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챔피언 클린턴"과
"도전자 돌간"의 한판승부가 정식으로 시작된 셈이다.
두 후보는 언론기관등이 조사, 발표하는 지지율의 등락에 노심초사해야
하는 약 2개월간의 막바지 선거전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선거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28일 미국언론들이 조사한 지지율
을 보면 클린턴측이 돌후보를 13-15%포인트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여론이 미국대선에 촛점을 맞추기 시작한 금년초 이후 지지율조사에서
돌후보가 클린턴보다 높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미정가에서는 따라서 돌후보가 클린턴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 나가느냐
아니면 더 처지느냐로 이번 대선의 향방을 점쳐 왔다.
공화당이 샌디에이고 전당대회를 열기 이전인 이달초만해도 클린턴과
돌간의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를 넘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최된 이후인 18일께에는
지지율 격차가 7%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격차가 한 자리숫자로 됐다는 것은 클린턴의 재선가도에 적색경보가
켜졌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10%포인트 미만의 격차는 2개월간의 막바지 선거전에 따라 얼마든지 승패가
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시카고 전당대회를 거의 끝낸 28일에는 CBS와 ABC방송은 15%
포인트의 두자리숫자로 클린턴이 다시 돌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려
놓았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또 MSNBC는 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3%포인트라고 발표했다.
언론기관의 조사결과는 클린턴이나 돌 진영 다 같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20%포인트이상의 격차로 경쟁자를 따돌렸던 클린턴 입장에서는 돌
후보가 13-15%포인트의 격차로 추격해 왔다는 사실에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돌후보도 지지율 격차를 다시 한자리숫자로 만회하지 않으면 승리를 기대
하기 힘든 입장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에따라 클린턴의 우세를 점치는 것이 다수설로 돼
있지만 앞으로 2개월여 남은 막판 선거전에서 극적인 뒤집기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