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뛰어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국이나 일본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문화를 먼저 수출했듯 한국도
문화상품의 수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프랑스기업을 한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국가에 소개해 온 임버트윈사의
창설자 폴 임버트씨는 "문화를 먼저 알려야 자연스럽게 독자브랜드 상품의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모기업과의 의학기술교류를 위해 최근 내한한 그는 대표적인
지한파이다.

한국진출을 원하는 프랑스기업을 위해 국내 시장조사를 하거나 대상기업
전문인력 등을 연결해주는게 그의 일이지만 한국을 프랑스에 알리는데도
열심이다.

임버트윈 코리아는 지난 94년 설립된 이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것은 물론 한국의 젊은 패션디자이너를 프랑스에 소개하는 등 민간외교
사절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임버트씨와 한국의 인연은 70년대 북한에서 모피를 수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남한의 경제개발시대에 한국을 방문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온
그는 "침체돼있는 프랑스인에 비해 한국인은 활동적이고 개방적이어서
호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버트씨는 "프랑스는 지금까지 아프리카문제에 지나치게 얽매여
한국 등 아시아국가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게 사실"이라며 "한국과
프랑스가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제3의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세계 정보통신시장의 70%를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독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 프랑스 등이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두나라가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경제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선 전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정보통신혁명에 맞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