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증시종합대책" 4주년이 지났다.

최근의 장세는 지난92년의 8.24대책을 되새기게끔 하기에 충분하다.

하락세가 여기서 멈출지 아니면 더 떨어질지를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일단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무너지자 이제는 780선이 지지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때문에 증권전문가들은 이번주에 780고지를 단기지지선으로 하여 800고지
까지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의 하락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와 9월부터 허용되는 2부종목에 대한
신용허용이 바로 그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만큼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도
드물다.

종합주가지수가 8일연속 6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기술적인 자율반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또 신용거래는 주식시장에 "공인"된 가수요를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다.

2부종목에 대해서도 이같은 신용거래가 허용되는 9월2일을 앞두고
해당종목에 대한 선취매가 제한된 시장에너지를 붙들어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증시를 둘러싼 각종 여건들은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최근 신용융자잔고는 2조6,602억원으로 이달들어 700억원이 늘어난데
비해 대기매수세의 크기를 가늠하는 고객예탁금은 2,300억원이나 줄어든
2조3,356억원으로 떨어졌다.

일반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오는 9월에는 거액의 신용만기매물이 도사리고 있다.

자금시장도 만만치 않다.

정부에서 금리안정을 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추석을 앞둔 자금가수요
현상으로 인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역수지가 개선될 신호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증권전문가들이 제한적 반등을 점치는 것도 그래서다.

대우증권의 이홍 대구지역본부장은 "시장에너지가 위축된 상황에선
대형주가 움직이기 힘든 만큼 제한된 매수세가 소형주쪽으로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용허용을 앞둔 2부종목중 저평가된 우량주들 사이의 발빠른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이교원이사는 "최근 시장에선 일반인들이 다시 순매수를
보인 것이 특징"이라면서 "일반인들이 움직이는 국면에선 개별 소형주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