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전국대학 총.학장들간의 청와대오찬회동은 한총련
사태를 계기로 부각된 "친북세력"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인 탓인지
시종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1시간50분가량 진행됐다.

사골우거지탕을 메뉴로 한 이날 오찬에서 김대통령과 전국대학
총.학장들은 좌경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대학이 합심해서 근원적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 김영삼대통령 =건국이래 전국의 총학장들이 청와대에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이다.

그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시위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김병수연대총장이 한 말씀 해달라.

<> 김병수 연세대총장 =학교뜻과 상관없이 이번에 중대한 사태를
일으켜 송구스럽다.

연대는 이번 시위에서 네곳이 점거됐다.

연세대교수 일동은 이번일을 계기로 연세대가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념교육 현장으로 보전되기를 바란다.

<> 김대통령 =이 모임이 끝난후 연세대 시위현장을 직접 보면 학생들의
잘못된 시각때문에 전체 국민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 있는지 아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민하 대학교육협의회장(중앙대총장)이 한 말씀 해달라.

<> 김민하 중앙대총장 =학생들이 엄청난 위법을 저지른데 대해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학생들의 남북통일운동은 학칙에 따라 교수와 총장의 지도하에 추진되고
국법질서에 따라 하도록 하겠다.

문제는 좌경폭력이다.

옥석을 가려 개전의 정이 있는 학생은 가정과 학교로 보내달라.

<> 김대통령 =학생교육은 어떻게 하고있나.

<> 김기삼 조선대총장 =80년대 민주화운동과정에 공권력약화와 함께
국가기강이 약화됐다.

데모문제는 정치권에서 합의를 도출해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된다.

학원사태 요인중에는 학부모가 무관심한 탓도 있다.

학교 기관 학부모가 연계해 지도해야 한다.

<> 김대통령 =이번에 한총련 사무실을 수색했을때 총장, 교수 어느
한 사람도 우리 사무실에 들른 적이 없다고 학생들이 말하더라.

그래 가지고는 교육이 될 수 없다.

면학분위기 정착노력에 대해 말해달라.

<> 박찬석 경북대총장 =운동권 학생수가 해마다 줄고 있으나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에서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교는 엄격한 학칙을 적용하고 공권력은 엄정한 대응조치가 필요하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