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방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계가 자구책
의 일환으로 협동조합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들어 화장품 다이캐스트 자동제어반 화성간판자재도매업계가 협동조합을
잇달아 설립했는가 하면 최근엔 방음판 가드레일업계가 한국구조금속공업
협동조합(가칭) 창립총회를 갖고 조합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전남남부수퍼마켓협동조합 대전의류판매업협동조합등 지방조합,
창녕성산자동차부품사업협동조합을 비롯한 사업조합등의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 8월현재까지 설립된 협동조합은 모두 28개.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협동조합설립은 올해안에 5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
된다.

중소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업종별 전문성확보와 보다 세분화된 권익대변
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협동조합이 업종별로 보다 특화돼야 공동기술개발 공동구매 공동판매등을
효과적으로 꾀할수 있어 밀려드는 외제품과 대기업의 공세에 대비할수
있다는 것.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에 사무실을 마련, 현판식을 갖고 정식 출범한
한국자동제어반공업협동조합은 자동제어업의 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된데다 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해 공동구매 판매등 협동화사업이 시급
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성됐다.

자동제어반은 전기 전자기술과 컴퓨터를 응용한 자동화기술및 정보화처리
기술이 결합된 종합시스템장비로 국내시장규모는 연간 4천억원대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향후 첨단제어기술업종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신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상호협력, 업계의 공동발전을 이룩하겠다는 것이 설립취지이다.

권국범 자동제어반조합초대이사장은 "63개 회원사가 똘똘 뭉쳐 기술혁신을
통해 첨단산업으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다.

대광다이캐스트공업 동남정밀 경방기계 일산다이캐스팅등 68개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다이캐스트공업협동조합(이사장 유대형)은 알루미늄
아연합금등 비철금속가압주조업체들의 모임.

공동기술개발과 공동구매를 통해 업계의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아래
설립됐다.

오는 10월 다이캐스트전문가들을 초빙,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주조및 가공
기술연수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해외전시회에도 적극 참가키로 했다.

한국폴라 참존화장품 고려인삼화장품등 29개 중소업체가 모여 지난3월
설립한 화장품공업협동조합의 슬로건은 "화장품산업의 균형적발전".

연간 2조4천억원시장의 80%를 대기업이 석권하고 있는데다 외제품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극한 상황을 협동화사업의 추진으로 타파해
나가겠다는 것.

김광석 조합이사장은 단체표준화작업과 함께 화장품중 샴푸 향수등 일부
품목에 한해 공동브랜드작업을 추진, 올해안에 "나빌레라"(가칭) 브랜드로
판매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이캐스트조합의 최학웅전무는 "갈수록 품목자체가 세분화 전문화되는
추세여서 협동조합설립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합의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밝힌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