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리랑카 사이엔 직항노선이 없다.

그렇지만 두 나라의 경제협력관계는 아주 두텁다.

스리랑카의 외국인투자유치 장려정책 등에 따라 특히 한국의
중소기업체들이 이 섬나라에 대거 진출해 있다.

이 곳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위해 계약을 체결한 한국기업은 작년말 현재로
117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이 스리랑카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다.

다음으로 <>일본이 97개사이며 <>홍콩 83개사 <>싱가포르 78개사 <>영국
56개사 등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스리랑카 정부가 승인한 외국인투자액을 보면 한국의 경우 108억6,000만
루피(현행 환율은 달러당 55루피)로 싱가포르의 212억4,000만루피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건별 투자액이 크다는 뜻이며 그만큼 한국기업들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스리랑카에 많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기관으로는 한국외한은행이 콜롬보 중심가에 지점을 내고 있으며
건설업체로는 경남기업이 있다.

제조업체로는 갑을방적 진웅 동양나이론 영안모자 덕성무역 정풍물산
제일물산 대영화섬 요업개발 백남산업 보생산업 삼환직물 대신고무 다성산업
이랜드 호신섬유 효정악기 조일포장 등이 진출해 있다.

업종별로 섬유 잡화 보석가공 완구 텐트 등 경공업제품이 주종을 이루며
이중 90%이상이 성공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78년 덕성무역의 의류공장으로 시작된 한국의 스리랑카 투자는 80년대
후반에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의 주요 도시인 콜롬보 네곰보 캔디 등을 포함한 거의
전국적으로 어디서나 한국기업 간판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한국기업들이 이곳에 많이 진출한 것은 교통의 요충지로 배후에 거대한
인도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스리랑카 정부가 각종 외국인투자 유인책을
제공한데도 있지만 인력의 질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영국 식민지통치를 받은 탓으로 국민들의 영어수준이 높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보다 한국인 관리자들이 현지 근로자와
의사소통을 하기가 용이하다.

평균인건비도 월 80달러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으며 인력도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다.

무역공사의 김영석콜롬보무역관장은 "한국의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기업을 불러들이는 승수효과로 작용해 진출기업이 많아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에는 한국기업인들의 친목 모임인 "한기회"라는
단체까지 결성돼 있을 정도다.

100여명의 회원을 가진 이 단체는 단순한 친목모임이 아닌 스리랑카정부도
무시할 수 없는 경제단체로 성장해 있다.

한기회는 한달에 한차례이상 모임을 갖고 한국기업들의 애로사항과 현지
경영환경 변화등에 대한 토의를 벌여 스리랑카정부에 개선점을 건의한다.

당연히 스리랑카 정부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규모를 의식해 이 모임의
건의사항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스리랑카에 모여있는 한국인들은 영세상인까지 포함해 1,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쿠마라퉁가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스리랑카사이의 경제협력
관계는 한층 더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